20층 영업점에서 한달새 1000억원 유치한 비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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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저축은행은 저축은행 업계를 통틀어 가장 눈부신 성장세를 보이는 저축은행이다. W저축은행은 리딩밸류펀드가 2008년 6월 영풍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새롭게 탄생한 저축은행. 1년 만에 자산규모를 2배 이상 늘리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20배 이상 신장시키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W저축은행은 영업점에 대한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실시, 고품격 갤러리풍 객장으로 고객들에게 만족스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 저축은행을 찾는 고객들은 "저축은행이 아니라 호텔 스위트룸이나 전망 좋은 커피숍에 와있는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W저축은행의 눈부신 변신 뒤에는 제일은행 출신의 국제금융 전문가 박응복 은행장의 창의적 리더십이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 W저축은행이라는 이름이 독특합니다. W는 어떤 의미입니까

▶ W저축은행의 W는 W저축은행의 슬로건 'Save With Love'의 'With'에서 착안했습니다. 즉 사랑의 마음으로 고객 및 임직원 모두에게 행복을 주고자 하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건물 외관과 실내가 대단히 아름답다는 평가입니다.

▶ 영풍저축은행의 건물을 물려받아 리모델링을 했는데, 강남 핵심 부지에 위치한 만큼 건물 콘셉트도 그에 걸맞게 바꾸려고 시도했습니다. 작업은 갤러리 뤼미에르를 설계한 건축설계사무소 '르씨지엠' 구만재 대표가 맡았어요. 프랑스 공인 실내 건축사 자격을 지닌 실력파 건축 디자이너인데, 우리 영업점을 갤러리스타일로 탈바꿈 시켜줬죠. 5, 6층은 새로 올렸는데 이 건물을 짓고 강남구청에서 '아름다운 건축물'상도 받았습니다.

- 영업점의 디자인 변화가 실제 영업에도 보탬이 됩니까.

▶ 물론입니다. 이 같은 리모델링이 강남 고객들의 취향과 니즈에 잘 부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좀 더 편안하고 고급스런, 아름다운 디자인은 W저축은행에 대한 이미지로 이어집니다. 다시 찾고 싶은 저축은행이 되는 것이죠. W저축은행에 대한 고객 반응이 좋아지자 주변 은행과 증권사들이 디자인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많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 강남지점이 건물 20층에 자리 잡고 있어 영업에 상당히 불리했을 것 같은데요.

서울 논현동 W저축은행 본점 전경

▶ 은행은 보통 1층에 있는데 강남지점은 강남역 삼성화재 건물 20층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핸디캡을 만회하기 위해 고객들이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창가에 노트북을 설치하고, 호텔 커피숍 수준의 고급 커피도 준비해 놨습니다. 20층의 멋진 전망을 감상하며 커피 한잔을 마실 수 있도록 한 거죠. 강남 지점은 개점 한 달 반만에 예금액이 1000억원을 넘어서는 대기록을 세웠어요.

- 이렇게 단기간에 많은 예금을 유치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입니까.

▶ 지난 회계연도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0배 성장하고,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도 1년 새 2.58%포인트 뛴 11.57%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되자 여러 신문에 관련 내용이 보도됐습니다. 고객들께선 은행을 찾기 전 해당 금융기관의 경영 정보를 모두 파악하시더군요. 신문 보도를 접하거나, 홈페이지를 직접 찾아 수익 현황,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등을 다 체크합니다. 결과적으로 좋은 경영성과가 좋은 실적을 견인한 셈이죠.

- 이 같은 실적 개선의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 영업방식을 철저하게 고객 중심으로 변화시킨 게 주효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W저축은행은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연장 영업을 실시하고, 시설을 고급화하는 등 고객 편의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 행장님께선 국제금융 분야에 오랫동안 종사한 금융전무가로 명성이 높으신데요. 이 같은 경험이 저축은행을 이끄는데 어떤 도움이 됩니까.

▶ 저는 30여년을 제일은행에서 근무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국제금융부서에서 보냈습니다. 국제금융업무를 수행하며 느낀 점은 상품 자체의 경쟁력은 금방 한계에 다다른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상품에 금융 서비스, 기술 서비스를 같이 묶어 수출하면 금액도 커지고 그 효과도 오래 갑니다. 예컨대 석유의 탐사·시추·저장·운송·정유에 관한 모든 것이 가능하도록 기술과 금융이 결합한 서비스를 수출하면 가장 이상적인 상품이 되는 겁니다. 이것이 진정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죠. 저축은행에서 이 같은 PF 개념을 도입해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 저축은행가 위기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업계에선 돈을 굴릴 곳이 마땅치 않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 저축은행 업계가 앉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가 상품 하나가 만들어지면 이를 모든 저축은행이 복제해 서로 경쟁한다는 겁니다. 똑같은 상품을 만들고 같은 길로 가면서 과당경쟁하면 결국 다 죽게 됩니다. 고유의 특화 상품을 갖춘 저축은행이 많이 나와야 업계가 상생할 수 있습니다. W저축은행에서 실시하고 있는 메자닌 대출은 우리만의 특화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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