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학우 위해 장학금 양보할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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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신일희 계명대 총장이 ‘명예장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계명대 제공]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계명대 엄유진(20·심리학과 2년)씨의 바람이다. 그는 최근 장학금을 학교에 ‘반납’했다. 지난 학기 성적이 우수해 받은 306만원이다. 그는 “등록금 걱정을 하는 학우들을 위해 무엇인가 하고 싶었다”며 “부모님도 흔쾌히 동의하셨다”고 전했다. 계명대 학생들이 잇따라 장학금을 내놓고 있다.

자신보다 더 어려운 학우를 위해서다. 장학금을 반납한 학생은 16명이다. 적게는 90만원에서 300여만원까지 모두 1838만원이다. 백은별(21·뮤직프로덕션과 3년)씨는 “등록금을 벌기 위해 1년간 휴학하는 학우를 보고 장학금을 양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9일 이들에게 ‘명예장학증서’를 전달했다. 명예장학생에게는 도서대출 기간 연장, 국내외 교육 프로그램 우선 참가, 취업 우선 추천 등의 혜택을 준다.

김용일 계명대 학생처장은 “학생들의 따뜻한 마음이 고마울 따름”이라며 “반납한 장학금은 다음 학기 때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면학장학금’으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계명대는 2006년 2명의 명예장학생이 나온 이후 2007년 8명, 지난해 9명 등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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