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황제 이창호 시각장애인과 '한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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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아마 3급 기력(棋力)의 시각장애인(1급)이 바둑 황제 이창호(27 ·9단)프로에게 도전장을 냈다.

전북 시각장애인 도서관장 송경태(41)씨는 21∼22일 전주교육대학에서 열리는 제3회 이창호배 전국아마바둑선수권대회에 참가,이씨와 한판 승부를 벌인다.

이번 대국은 송씨가 첫날 행사인 친선 바둑대회에 참가해 이씨와 대국을 벌이자는 뜻을 전해 이뤄졌다.

대국 방법은 이씨가 송씨를 비롯 10명과 동시에 바둑을 두는 ‘다면기 대국’으로 치뤄진다.

또 송씨는 이날 이씨와 8점 이상을 더 놓는 접바둑으로 두어질 예정이다.

이들의 바둑 대결이 성사 되자 한국기원 전북본부는 시각장애인용 바둑판을 구하는데 애를 먹었다.

전국에 수소문을 한 끝에 경기도 안양 모 기원에 한 개가 있어 이를 20일 가져 오기로 했다.

시각장애인 바둑판은 바둑알을 끼워 넣을 수 있도록 홈이 패였으며 바둑돌은 구분은 흑돌의 한쪽 면에 십자형 돌출부를 만들어서 촉감으로 구별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송씨는 “이 프로를 이긴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나 이번 대국에 참여한 것은 다른 시각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기력은 23살때 군대에서 사고로 시력을 잃기 전의 실력이다.

한편 송씨는 지난 5월 6백여m의 암벽 등반을 비롯,1999년과 지난해 월드컵 축구 해외 홍보를 위해 미국 도시 2002㎞ 횡단 등 활동을 해왔다.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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