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협약 UN회의 개막… 교토의정서 집중 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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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베를린=유재식 특파원] 기후변화에 관한 유엔회의가 미국.일본.유럽연합(EU)등 회원국 각료들이 참석한 가운데 16일 독일 본에서 개막돼 27일까지 열린다.

이번 회의에선 온실가스 배출량의 강제적 감축을 규정한 교토(京都)의정서의 이행방안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지만 미국의 부시 행정부가 비준 거부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어 합의를 이끌어 낼 가능성은 매우 낮다.

또 의정서 발효에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일본이 미국에 동조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유럽과 미국.일본간의 마찰이 고조될 전망이다.

마곳 월스트롬 EU 환경담당 집행위원은 "일본도 미국에 이어 기후협약에 대해 거부입장을 보일 것으로 믿고 있다" 고 말했다.

BBC방송은 이같은 기류를 반영, "교토의정서가 종언을 고하고 '환경 무정부' 상태로 전락할 것이라는 회의적인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고 보도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온실가스 최대 배출국인 미국과 일본의 기후협약 비준을 요구하는 유럽 각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압력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위르겐 트리틴 독일 환경장관은 중국이 최근 수년간 급속한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온실가스 방출을 줄였다고 강조하고 "미국도 중국으로부터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또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 등도 교토의정서가 일본에서 첫 선을 보인 만큼 일본의 책임을 강조하며 의정서 비준을 촉구하는 등 막판 설득에 나섰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이산화탄소(CO2)등의 방출량을 오는 2012년까지 1990년보다 5.2%포인트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한 교토의정서는 지금까지 모두 80여국이 서명했으나 비준국가는 약 30개국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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