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가빈은 높았다, 이선규는 더 높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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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높이의 승리=현대캐피탈 센터 이선규(1m99㎝·9점·사진)와 하경민(2m1㎝·5점)은 각각 블로킹으로 5점과 4점을 올렸다. 특히 이선규는 포스트시즌 통산 블로킹 100개(1호)를 달성하며 승리를 자축했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1세트 15-19로 뒤지자 박철우를 빼고 헤르난데스를 내보냈다. 그러자 이선규의 블로킹이 빛을 발했다. 속공으로 한 점을 따낸 이선규가 삼성화재 석진욱의 공격을 가로막자 헤르난데스는 가빈의 스파이크를 블로킹했다. 임시형의 오픈 득점으로 동점이 됐고 이선규가 재차 가빈의 오픈 강타를 막아내 20-19로 역전시켰다. 양팀 감독이 나란히 꼽은 이날의 승부처였다.

김호철 감독은 승리 후 “삼성화재를 오래간만에 이겨서 너무 좋다. 특히 어려운 2차전을 승리해 말할 수 없이 기쁘다”고 즐거워했다.

◆가빈의 향수병=전날 1차전에서 한 경기 개인 최다 득점 타이기록인 50점을 올리며 3-2 역전승을 이끌었던 가빈은 2차전에서는 27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날 범실 19개를 저지른 데 이어 이날도 11개의 실책을 쏟아냈다. 특히 팽팽한 접전이었던 2세트 막판 뼈아픈 실책 2개를 잇따라 저질렀다. 가빈은 20-20에서 스파이크 서브를 실수한 데다 후위 공격을 코트 바깥으로 때려 20-22로 점수가 벌어졌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가빈이 공격 리듬을 잃고 실수를 많이 했다”며 “뭔가 혼자 붕 떠 있는 상태다. 귀국 준비를 하느라 뭘 사러도 다니고 마음이 바쁜 것 같다. 마음이 바다 건너 가 있다”며 가빈의 부진을 걱정했다. 또 “1차전 5세트를 치렀지만 이렇듯 급격한 체력 저하는 예상 못했다”며 “경기 전부터 선수들의 눈빛에 투지는 없고 힘든 기색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여자부 챔피언 결정 3차전에서는 현대건설이 KT&G를 3-2로 꺾고 2승1패로 한발 앞서 나갔다.

대전=한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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