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한 해 중 가장 아름다운 꽃들이 피는 시기다. 하지만 다가올 중간고사 때문에 마음놓고 눈앞의 풍경을 즐기기 어려운 때이기도 하다. 뽀얀 목련과 수줍은 튤립의 모습을 그냥 흘려보내기 아쉽다면 잠깐 짬을 내 나만의 사진을 찍어보자. 원하는 구도로 꽃의 얼굴을 찍고 그와 어울리는 글을 한편 적어보면 어엿한 꼬마시인이 될 수 있다. 김종안·종규(경기 꽃피는 학교 3사진) 형제가 사진작가 박남(사진시집 『폴라로이드 로드포엠』저자) 씨를 만났다.
독특한 장소를 친구에게 사진으로 설명해요
“사진으로 귓속말을 한다고 생각해봐, 어떻게 찍으면 될까?” 지난 3일 용인 에버랜드 내 한니발 가든. 튤립축제가 한창인 이곳에서 사진 작법에 대한 즉석 강의가 진행중이다. 이날 강의의 주제는 ‘친구에게 보여줄 사진 찍는 법’이다. 사진을 찍는 장소에 같이 오지 못한 친구에게 딱 한장의 사진을 보여준다고 생각하고 장소와 구도를 정하는 것. 강의에 앞선 박 작가의 질문에 김종안군이 “가까이에서 찍으면 될 것 같다”고 대답했다. 박 작가는 “정답”이라며 “이곳에서 나만 보기 아까운 특정한 풍경을 친구에게 몰래 귓속말로 알려준다는 느낌으로 사진을 찍어보라”고 조언했다.
가까이에서 사진을 찍을 때도 일정거리를 유지해야 선명하게 찍을 수 있다. 보통 초등학생은 자신의 보폭으로 두 걸음 정도 떨어진 곳에서 촬영하는 것이 가장 좋다. 무작정 마음에 드는 곳마다 셔터를 누르기보다는 한 가지 주제를 정해 5장 내외로 꼭 찍고 싶은 곳만 압축해서 찍는 것도 방법이다. 사진의 여백에 자신이 쓰고 싶은 내용을 간단하게 적거나 시를 써보면 바로 하나의 작은 작품이 탄생한다.
다양한 카메라 종류 … 현장에서 바로 인화하기도
김종안군은 화려한 꽃으로 가득한 꽃밭에 아직 남아있는 낙엽을 화면에 담았다. 조금은 을 씨년스러워보이는 작은 사진 속 낙엽 아래 종안군은 ‘봄이야, 가을이야?’라는 문구를 붙여 작품을 완성했다. 김종규군은 튤립꽃밭이 가득한 화면을 배경으로 하늘이 살짝 보이는 구도를 촬영했다. 박 작가는 “종안군은 시적인 소질이 다분하고, 종규군은 구도를 잡는 능력이 뛰어나다”며 “조금만 연습하면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훨씬 독창적인 사진을 촬영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즉석카메라는 사진을 찍은 현장에서 즉시 인화된 작품을 확인할 수 있어 작품을 만들기엔 편리하다. 하지만 바로 인화되는 특성상 조명이나 구도가 조금만 안 맞아도 원하는대로 작품을 만들기 어렵고 온도에도 필름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단점이 있다. 박 작가는 “즉석카메라필름은 인화직후 손으로 잘못 만지거나 흔들어도 바로 상해서 쓸 수 없다”며 “하지만 일반카메라와 다른 독특한 색감과 분위기는 한번 빠지면 이것만 고집하게 하는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사진설명]“나만의 사진작품 만들어볼까?” 김종안·종규군이 ‘봄의 색깔’을 주제로 사진을 촬영하면서 활짝 웃고 있다.
< 이지은 기자 ichthys@joongang.co.kr / 사진=김경록 기자 >
[카메라 협찬=후지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