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이 최고' 북한열사릉에 하급장교묘 이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북한은 지난 4일 이른바 6.25전쟁 '영웅' 이수복과 안영애(여), 1990년대 영웅 김광철과 길영조 등 4인의 유해를 애국열사릉으로 이장했다.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기는 했으나 하전사나 하급장교에 불과한 이들을 애국열사릉에 안치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조치였다는 게 북한문제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평양시 형제산구역 신미리에 위치한 애국열사릉은 북한의 제2국립묘지에 해당하는 곳. 이곳에 묻힌 인물은 4백여명이다. 항일빨치산 출신들과 해방 이후 북한 정권에서 활동한 당ㆍ정 고위 간부, 군 고급지휘관, 유명 과학자 및 문화예술인, 그리고 '통일운동' 기여자들이 이에 포함된다.

북한당국은 올들어 애국열사릉에 배우자를 합장하고 묘비에도 배우자의 이름을 새겨넣는 등 새 단장에 나섰다.

이번 '4인 영웅' 을 안치한 것은 이들이 젊은 나이에 목숨을 아끼지 않고 지도자와 당에 충성을 바친 것을 예우한다는 의미가 있다. 또한 그들의 삶이 영원하다는 것을 부각시켜 주민과 군인의 충성심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밖에 일제시기 민족주의계열 독립군에서 활동한 오동진.양세봉 등과 임정요인 중 북에서 사망한 조완구.조소앙.최동오, 제주도 4.3사건을 일으킨 강규찬.김달삼.이덕구 등의 묘도 애국열사릉에 있다.

정창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