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빠른 일본=일본 정부와 기업은 희소금속 확보 총력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이 발을 묶어 함께 뛰는, 2인3각 경기를 연상시킬 정돕니다. 희소금속의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일본은 경제력을 바탕으로 자원보유국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습니다.
일본은 저개발 국가에 개발원조(ODA)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자원탐사 계약을 맺는 전략을 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6월에는 아예 ‘ODA를 활용한 희소금속 안정적 공급안’을, 7월에는 ‘희소금속 확보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마다가스카르에 일본무역진흥회와 일본국제협력기구가 공동으로 수출항 정비 타당성 조사를 해 주고 니켈을 공급받는 식입니다. 특히 보츠와나·잠비아·모잠비크 등 아프리카 남부 3개국을 집중 공략하고 있습니다. 2008년 7월에는 ‘석유·천연가스·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가 플래티넘·코발트·니켈이 풍부한 보츠와나에서 인공위성 탐사를 벌였습니다.
◆더 많이 가지려는 중국=희소금속 시장에서 중국은 단연 ‘갑’입니다. 안티몬·망간·희토류·스트론듐·인듐·카드뮴·실리콘·텅스텐 등 상당수 희소금속의 매장량 세계 1위를 자랑하지요.
세계 시장을 잠식하려는 욕심도 크답니다. 희토류의 경우 전 세계 매장량의 59%를 갖고 있지만 수년간 값싸게 공급해 해외 광산 대부분의 채굴을 중지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전 세계 희토류의 97%를 중국이 공급하게 됐지요.
최근에는 수출 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관리 광물 종류 지정→수출제한→관세 부과→자국 광물 보호’의 단계로 자원 무기화를 꾀하는 중입니다.
◆뒤늦게 뛰어든 한국=우리나라는 금속 광물 자급률이 1%대에 불과한 자원빈국입니다. 티타늄(73.7%)은 자급률이 높지만 니켈·코발트·크롬·텅스텐·백금은 0%입니다. 희소 금속 수입 의존도가 절대적이지요. 희소금속 확보 작업은 이제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했습니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2003년 중국 시안(西安)에 한·중 합작으로 희토류 가공법인 ‘시안맥슨신재료유한공사’를 설립해 매년 약 1000t의 희토 산화물을 만들고 있습니다. 2007년부터는 희소금속 비축 사업을 시작했고요. 이른바 ‘도시광산’으로 불리는 폐기물 재활용 작업도 속도를 내기로 했습니다. 예컨대 버려지는 폐모니터엔 마그네슘·인듐·지르코늄 등의 희소금속이 포함돼 있습니다.
권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