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조끼 · 수박화채등 산업현장 '더위와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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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자 산업현장에서 더위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특히 쇠와 불을 다루는 현장에서는 근로자들이 더위를 먹지 않도록 묘안을 짜내고 있다.

경남 거제지역 조선소들은 조선경기가 호황을 맞으면서 작업량이 늘자 더위 쫓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조선소 작업 특성상 더위가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대우조선은 용접부서 등에 얼음조끼를 지급했다.얼음조끼는 앞뒤에 얼음 팩 6개를 넣어 4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무게는 1.5㎏.

또 미숫가루 23만ℓ(8천여만 원어치)를 준비했다.기온이 섭씨 30도를 넘으면 점심식사 후 휴식시간을 30분 연장하고 각 작업장과 식당에 모두 30여 대의 제빙기를 설치했다.

삼성중공업은 에어쿨링 재킷을 지난해보다 8백 벌 많은 2천3백 벌 지급했다.이 재킷은 찬 공기를 공급하는 에어 호스와 연결돼 있다.

얼음도 하루 최고 2만㎏ 가량 필요할 것으로 보고 제빙기를 지난해 36대에서 44대로 늘렸다.식사도 냉국·콩국 등 시원한 음식과 장어·닭 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으로 식단을 짰다.

울산 현대중공업은 작업장에 냉·온수기 5백22대와 얼음을 하루 4백㎏ 생산할 수 있는 제빙기 87대를 가동,반 별로 얼음을 하루 15㎏씩 제공하고 있다.점심시간에는 목욕탕을 개방해 시원한 냉수욕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또 차가운 물통 옆에 염분을 보충할 수 있도록 식염 포도당정을 비치해 놓고있다.

이 회사는 25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점심시간을 30분 연장하고 영양보충을 위해 불고기·삼계탕·갈비탕 등 특식을 제공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매년 7월 중순부터 나눠주던 아이스크림 등 빙과류를 지난달 28일부터 매일 오후 간식 때 3만여 개씩 나눠주고 있다.

또 1천3백여 작업반에 얼음 15㎏씩 나눠주고 얼음·빙과류가 녹지 않도록 아이스박스를 준비해 두고 대형냉동고 60여 개를 설치했다.

이 달 중순부터는 사업부 별로 수박 화채를 공급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박동철(朴東喆)총무부장은 “올해는 무더위가 예년보다 일찍 찾아와

근로자들의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냉방장비를 최대한 가동하고 비상 구급대책반을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허상천·김상진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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