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러기 책동네] '아동문학 입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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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척박한 국내 아동문학 평론계에서 이오덕의 『시 정신과 유희 정신』과 함께 손꼽히는 고전이 바로 이원수(1911~81)의 『아동문학 입문』이다.

아동문학에도 반공 이데올로기 등 정치적 색채가 강했던 50년대 말에서부터 70년대 초에 잡지와 신문에 발표했던 글들을 모은 책으로, 84년판 '이원수 전집' (웅진출판사)에서만 볼 수 있던 것이 이번에 단행본으로 나왔다.

동시 '고향의 봄' 이나 한국 팬터지 동화의 원조격인 '숲속 나라' 등을 낸 아동문학 작가로서의 위치도 확고하지만 평론가로서 그의 존재는 거의 독보적이었다.

그가 일관되게 추구했던 것은 현실 인식과 예술성을 함께 갖춘, 즉 뚜렷한 주제성과 재미(맛)를 동시에 찾을 수 있는 진정한 리얼리즘 아동문학이었다.

한국 아동문학의 기원을 방정환에게서 찾으면서도 그의 동심천사주의는 비판하고, 6.25나 4.19 등 현실적 소재로 작품을 쓰기도 했지만 지나친 교훈주의나 이념성은 거부했다.

그같은 비평정신은 현재의 아동문학계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아동문학에 관심있는 이는 물론 요즘 부모들도 꼭 읽어둘 만한 이론서다.

1부에서는 아동문학의 기능과 역사에서부터 동요.자유시.동화.소년소설.아동극 등 분야별 개념 정리를, 2부와 3부에서는 각각 아동문학인의 창작태도와 구체적인 창작방법론을 다루고 있다.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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