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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봤습니다] 푸조 3008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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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국내 시판 CUV 가운데 최고의 연비를 기록한 푸조 3008. 트렁크 게이트를 위아래로 나눠 열 수 있어 편리하다. [한불모터스 제공]

하루 출퇴근 거리가 100㎞ 넘는 장거리 운전자에게 안성맞춤인 신차가 나왔다. 한불모터스가 내놓은 푸조 3008은 국내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가운데 최고의 공인 연비(19.5km/L)를 자랑한다.

이 차는 넓은 실내공간과 날렵한 주행 성능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다목적성과 세단의 주행 성능을 제대로 조합시켰다. 특히 위아래로 나눠 열리는 클램 셸 방식의 트렁크 게이트는 큰 짐을 싣는 데 편리하다. 수입차에서는 랜드로버의 레인지로버나 디스커버리에 달린 기능이다. 국산차에는 르노삼성의 QM5가 같은 방식이다. 트렁크는 골프백 다섯 개가 들어갈 정도로 넉넉하다.

전면 디자인은 푸조 특유의 커다란 악어 입 모양이 깔끔하게 다듬어졌다. 한눈에 쏙 들어온다. 하늘을 통째로 볼 수 있는 파노라마 루프는 밝은 실내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실내는 차고가 높아 어른 다섯 명이 타도 충분하다. 푸조는 가끔 예상치 못한 곳에 적재공간을 만들어 놓아 운전자의 웃음을 자아내곤 한다. 이번에는 핸들 바로 밑에 서랍을 달아놓았다. 여기저기에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사물함이 10개 이상 달려 있다.

1.6L HDi 디젤 엔진은 1750rpm의 낮은 엔진 회전수에서 최대 24.5㎏·m의 토크를 낸다. 2.5L 가솔린 엔진을 능가하는 출력이다. 푸조 디젤은 벤츠·폴크스바겐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앞서 있다. 수동변속기의 고연비와 자동변속기의 편리성을 조합한 6단 전자 제어형 기어시스템(MCP)을 채택했다.

시동을 걸면 푸조만의 정숙한 디젤음이 살짝 들려온다. MCP변속기는 자동변속기와 똑같이 쓰면 된다. ‘오토(A)’ 모드로 옮긴 뒤 가속 페달을 밟아주면 그만이다. 엔진 회전수가 2800rpm까지 올라갔을 때 살짝 페달을 놔주면 변속 충격을 줄이면서 자연스럽게 변속이 이뤄진다.

토크가 좋은 디젤 엔진 덕분에 움직임은 날렵하다.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시속 150㎞ 이상 고속에서도 전체적인 정숙성이 나무랄 데 없다. 동급 최초로 달린 헤드업 디스플레이(앞 유리창에 주행 정보가 나타나는 시스템)에는 속도 표시는 물론 앞차와의 거리까지 표시된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전투기 조종석에 쓰인 아이디어를 자동차에 적용한 것으로, 운전자의 심리적인 안정을 돕는다. 오프로드 주행을 염두에 둔다면 뒷바퀴의 미끄러짐을 전자적으로 제어하는 옵션인 그립컨트롤을 달면 된다.

열선이 빠진 직물 시트는 차가운 바닥 느낌을 상당 부분 상쇄해준다. 가격은 3850만원. 한불모터스는 다음 달 2.0L 디젤에 6단 자동변속기를 달고 가죽시트로 마무리한 고급형을 내놓을 계획이다. 가격은 300만원 정도 더 비싸진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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