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 출국 업무 못하는 도심공항터미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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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최근 외국에 사는 친지를 만나기 위해 김포공항의 옛 제2청사 자리에 문을 연 도심공항터미널을 거쳐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한 적이 있다.

도심공항터미널로 가면 공항 이용료를 할인받을 수 있고, 인천공항으로 곧장 가는 것보다 거리가 가깝기 때문이었다. 터미널에서 전용 리무진 버스를 타면 인천공항에 갈 수 있다. 항공사 탑승수속과 법무부 출국심사를 마치고 출국신고를 하기 위해 병무신고 업무를 하는 사무실을 찾았다.

그런데 그곳에는 병무신고 카운터만 설치돼 있을 뿐 근무자가 없었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경제적으로도 이점이 있지만 정작 중요한 병무신고를 할 수 없다고 하니 참 난감했다.

나는 공항 관계자에게 "왜 병무신고를 할 수 없느냐" 고 물어봤다. 관계자는 병무청에서 업무를 처리할 인력을 아직 파견하지 않아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도심공항터미널은 인천공항 밖에서 출국 관련 업무를 모두 처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문을 연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상했다. 뭔지 알맹이가 빠져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업무 담당자를 제때 파견하지 않아 민원인의 발길을 돌리게 하는 것은 병무행정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제 여름방학이 돼 병역을 마치지 않은 학생들이 배낭여행을 떠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자연히 병무신고 업무도 폭증할 것으로 생각된다. 관련 기관의 철저한 준비와 적극적인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

박익수.서울 마포구 대흥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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