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복귀 기자회견] 거짓말 많이 했습니다…다시 용기 얻었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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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가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답하기에 앞서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왼쪽 사진). 우즈는 퍼팅 감각을 다시 찾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 후반에는 안정을 찾은 듯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밝게 웃었다. [오거스타 EPA·로이터=연합뉴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지난날의 잘못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마스터스 대회에 대한 각오도 밝혔다.

우즈는 6일(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마스터스(4월 8~12일)가 열리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200여 명의 취재진이 참석한 공식 기자회견에서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했고, 많은 사람들을 속였다(I lied a lot of people, deceived a lot of people)”며 자신의 과오를 시인하고 거듭 사과했다.

뉴욕 프라이어스 클럽에서 회견을 보고 있는 우즈의 전 내연녀 조슬린 제임스. [뉴욕 AFP=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의문의 교통사고와 잇따라 터진 불륜 스캔들로 곤욕을 치렀던 우즈는 그동안 겪었던 마음 고생과 복귀를 앞둔 기대감을 동시에 나타냈다. 2월에 성명서를 발표하는 형태로 기자회견을 한 적은 있지만 공개석상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색·노란색·핑크색 줄무늬가 있는 티셔츠를 입고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우즈는 처음에는 다소 긴장하는 듯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안정을 되찾았다. 35분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우즈는 기자들의 질문에 침착하고 담담하게 답했다. 때로 농담을 하는 여유까지 보였다.

정신적·육체적으로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다는 우즈는 “마스터스 출전을 결심하고 난 뒤에 팬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걱정했다. 하지만 동료나 팬들 모두 친절하게 대해 줘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우즈는 “스캔들이 터진 이후 지난날을 돌아봤다. 너무나도 실망스러웠고 내가 삶의 가치로 생각했던 것들을 지키지 못한 것이 후회스러웠다. 나로 인해 아내와 아이들이 상처를 받는 것이 너무 미안했다”며 “앞으로 계속 치료를 받을 것이다. 더 나은 남편, 아빠가 되도록 계속 노력하겠다. 내 삶은 더욱 강해지고 나아질 것이다”고 약속했다.

의문의 교통사고에 대해서는 “경찰이 모든 것을 조사했다. 이미 지난 일이다. 경찰 조사에 바로 응하지 않은 것은 변호사가 법적인 절차에 따라 행동하라고 해서 그랬다”며 자연스럽게 답변을 피했다.

이날 프레드 커플스, 짐 퓨릭(이상 미국) 등과 함께 연습 라운드를 한 우즈는 “일단 예선을 통과하는 것이 목표다. 첫 티샷이 정말 중요하다. 긴장되고 설렌다. 퍼팅 감각을 빨리 찾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또한 “동료와의 경쟁이 그리웠다. (캐디인) 스티브 윌리엄스와 다시 골프를 할 수 있게 되어 너무나 기쁘다. 우리는 하나가 되어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약물 복용 의혹에 대해서도 “왼쪽 무릎 수술을 4번이나 하고 부상도 있었기 때문에 가끔 처방약을 복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까지 어떠한 부정 약물을 사용한 적은 없다. 도핑 테스트도 받았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우즈는 아내 엘린이 이번 대회에 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부부관계 회복에는 시간이 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문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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