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상화 되나 안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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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넘게 국회가 열리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여당이 이번주 초 단독국회 강행 의지를 보이고 있는데 대해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의 성의있는 조치를 요구하며 불참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국회 정상화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김원기 국회의장은 8일 오전 열린우리당 천정배,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를 의장실로 불러 공전중인 국회의 즉각 정상화를 촉구할 방침이어서 대치 정국을 풀 분수령이 될지 주목된다.

◇김원기 국회의장의 정상화 촉구=김기만 국회의장 공보수석은 7일 "김 의장은 시급히 처리해야할 법안이 밀려있는데다 내년도 예산안 심사 개시일을 넘겼고, 부시 미국 대통령의 재선 등 국제환경의 변화를 고려할때 더이상의 국회공전은 있을수 없다고 판단, 양당 원내대표를 불러 국회 정상화를 촉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의 주선으로 8일 열리는 여야 원내대표회담은 이해찬 총리의 국회 본회의 답변과정에서의 한나라당 폄하발언을 계기로 촉발된 국회 파행 등 대치정국이 장기화될지 여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 의장은 또 여야간 이견으로 구성이 지연되고 있는 의원친선협회장 및 의원외교협회장 배분을 11일까지 완료토록 양당 원내대표에게 촉구하고, 여야간 타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국회 관련규정에 따라 의장직권으로 미국 등 주요국 의원친선협회 부터 단계적으로 구성할 방침이다.

김 공보수석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재선으로 한미의원외교협의회를 조속히 구성해 미국에 보내야 함에도 불구, 주요 국가별 의원친선협회와 의원외교협의회가 구성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여야간 타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12일 부터 의장직권으로 구성하겠다는게 김 의장의 구상"이라고 말했다.

◇단독국회 열리나=여당은 한나라당이 국회 의사일정에 불응할 경우 이번주에 단독 국회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파행이 계속되면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며 7일 당.정.청 경제워크숍을 열어 민생행보를 가속화하는 등 단독등원을 위한 정지작업에 나섰고, 한나라당은 "여권의 성의있는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며 오는 8일 국회등원을 거부키로 하는 등 파행이 내주까지 지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우리당 원내지도부는 한나라당에 국회 정상화를 위한 대화를 요구했으나, 한나라당은 "알맹이없는 협상은 불필요하다"며 거부해 주말과 휴일 여야 협상이 이뤄질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태이다.

여야는 주말인 6일 특별한 회의나 행사 일정을 잡지 않은채 상대방의 성의있는 조치와 국회 정상화 노력을 요구하는 등 사실상 신경전으로 일관했다.

우리당 이부영 의장은 "이제 다음주부터는 국민들이 단독으로라도 하라고 하지 않겠느냐"며 단독등원 강행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종걸 원내 수석부대표도 "아직 한나라당이 국회 공전을 풀어야 한다는 절박감을 못 느끼고 있고, 국회를 같이 하자는 진지함이 없다"며 "우리당 지도부가 파국을 만들지 않기 위해 지금까지 참아왔는데 이번 주말을 못 버틸 것 같다. 더이상 한나라당을 기다릴 수는 없다"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라디오 대담은 좀 무책임하고 비겁한 것 아니냐"며 "전반적으로 여당측이 성의가 없고 밀어붙이면 된다는 분위기인데 우선 잘못했다는 것을 확실히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태희 대변인은 "야당을 진정한 국정의 파트너로서 인정하고 그 인식위에 성의있는 조치가 나와야 같이 국정을 논의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여권의 태도 변화를 요구했다.

국회 정상화 전망과 관련, 한나라당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는 "다음주 월요일에도 (국회에) 안 들어가는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고, 임태희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APEC(아태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하는 12일을 넘어갈 수 있다"며 다음주 내내 파행이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디지털뉴스센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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