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권 주시" 국제 이슈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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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북한 인권 감시단체인 RENK(Rescue the North Korean people)가 전격적으로 장길수군 일가족을 인도해 중국 베이징(北京) UNHCR 사무소에 들어간 것은 과거 탈북자 지원단체의 관행과는 사뭇 다르다.

◇ '국제사회에 알려라' =정부는 RENK의 이번 행동의 의도가 무엇인지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ENK의 이같은 행동은 그동안 은밀하게 관계당국과 접촉해 비공식적으로 정착 희망지를 물색하던 탈북자 지원단체의 관행과 비교하면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일단 정부는 RENK가 張군 일가족을 한국으로 보내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벌이다가 마지막 수단으로 UNHCR로 데려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 일각에서는 이같은 측면 외에 다른 목적도 반영된 행동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즉 張군 일가족의 난민 신청을 통해 지난해 6.15 남북 정상회담 이후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인권문제가 수면 밑으로 잠복하는 데 대한 문제제기의 측면이 있다는 것.

RENK가 張군 일가족 문제를 놓고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요원들과 사전접촉을 하지 않은 것도 이런 해석을 낳고 있다.

또한 최근 중국 정부가 탈북자 비정부기구(NGO)인사들을 대대적으로 검거한 데 항의하면서 동시에 탈북자들에 대해 '미온적인 정책' 을 취하고 있는 한국 정부에 주의를 환기시키는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RENK는=일본 간사이(關西)대학의 李영화 교수가 주축이 돼 1993년 6월 결성한 단체다. 이 단체는 회원들의 후원금으로 중국 지역 내 탈북자들을 극비리에 지원하고 있으며, 특히 북한 인권문제를 국제사회에 알리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李교수는 90년대 초 조총련계 유학생으로 김일성대학에서 공부했으나, 이 때 북한의 인권실태를 보고 북한체제에 반발해 이 단체를 만들었다.

이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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