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세무조사의 숨은 그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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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21일자 신문에서 신문.방송사 세무조사 결과 발표와 공정거래위원회의 신문고시에 관한 기사를 읽었다. 연초 대통령이 비판적 언론에 대해 불쾌한 심정을 토로하자마자 세무조사가 장장 1백32일에 걸쳐 이뤄졌고, 공정거래위원회는 신문고시를 추진했다. 물론 신문사나 방송사도 기업인 만큼 당연히 세금을 내야 한다.

그러나 5천억원이 넘는 세금추징의 비융통성, 자율을 전제로 해야 할 신문고시의 왜곡 등은 정부가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채찍과 당근을 사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의식 있는 국민은 이같은 세무조사와 신문고시의 숨은 그림을 잘 알고 있다. 돌 원숭이(정부)가 온갖 재주를 부려도 부처님(국민)의 손바닥 위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맹수를 잡고 나면 토끼는 살려주고 고래를 잡고 나면 새우는 풀어줄지 모른다는 많은 국민의 생각이 한갓 기우이길 바라는 마음이다. 정부는 정직이 최상의 방책임을 명심해 국민의 진정한 공감을 얻어내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정정웅.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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