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보물선 '돈스코이호' 탐사 재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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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러 ·일전쟁때 울릉도 앞바다에 침몰한 것으로 알려진 보물선 '돈스코이'호를 찾는 작업이 다시 시작됐다.

포항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22일 "보물선 발굴작업을 맡고 있는 동아건설이 지난달 28일 울릉도 근해에서 탐사작업을 하겠다고 신청했다"며 "현재 작업이 진행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지난달 11일 동아건설이 파산선고를 받은 이후 첫 탐사여서 눈길을 끌고 있다.

탐사에는 발굴용역을 맡은 한국해양연구원측 탐사단 10명과 해양연구원 탐사선인 25t급 '올림픽 5호'가 동원됐다.

해양연구원 관계자는 "음파탐지기 등 첨단장비를 동원해 바다 밑을 샅샅이 훑고 있다"며 "바닷속 수백m 지점의 물체를 파악하는 작업이 생각보다 어려워 별다른 진척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바닷속에 배 모양과 비슷한 물체를 여러개 발견해 확인중이지만 뻘에 박힌 바위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탐사단이 확인작업을 펴고 있는 곳은 울릉도 저동항에서 동쪽으로 2∼3㎞ 떨어진 바다 16㎢지역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건설은 1999년 10월 포항해양수산청에 돈스코이호 발굴신청을 해 2004년 12월까지 발굴토록 승인을 받았다.

동아건설측은 각종 문헌과 증언을 토대로 돈스코이호의 존재를 확신하고 몇차례 탐사작업을 벌였지만 이렇다할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동아건설이 파산선고를 받은 이후에도 파산관재인의 명의로 탐사신청을 한 점으로 미뤄 보물선의 발굴에 여전히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양연구원측은 "돈스코이호에 대한 관련기록을 좀더 검토하고 탐사장비도 보강할 필요가 있다"며 "동아건설의 의지와 투자가 성공의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울릉도 주민들은 대체로 돈스코이호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지만 발견이나 인양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주민 김모(34)씨는 "침몰 당시 구조된 러시아 수병이 주민에게 주었다는 동(銅)주전자가 향토사료관에 전시돼 있고 구전과 러시아 ·일본의 전사(戰史)등을 종합할 때 바다 밑에 돈스코이호는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우리 기술로 그 배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주민은 "배가 침몰했다 하더라도 금괴 등 보물이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홍권삼 기자

◇돈스코이호=러 ·일전쟁때 러시아의 발틱함대에 소속돼 일본 공격에 나섰던 6천2백t짜리 군함.대한해협에서 일본과 맞붙어 패한 뒤 블라디보스톡으로 도주하다 일본 해군의 수뢰를 맞고 1905년 5월 울릉도 저동 앞바다에 침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 배에는 금 등 엄청난 양의 보물이 실려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돈스코이호는 지난해 12월 보물선을 발견했다는 소식이 보도되면서 관심거리로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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