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야 봐 봐, 축구장도 꽉 찼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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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서울과 수원의 라이벌전에 시즌 최다이자 K-리그 통산 둘째로 많은 4만8558명의 관중이 몰렸다. 팬들의 열기에 두 팀은 멋진 경기로 화답했다. [뉴시스]

K-리그를 대표하는 라이벌전 FC 서울과 수원 삼성의 경기는 역시 프로축구의 활력소였다.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 4만8558명의 관중이 모였다. 역대 프로축구 최다 관중 2위 기록이다. 프로야구의 열기에 밀려 고전 중인 프로축구지만 ‘스토리가 있는 라이벌전’에는 팬들이 몰려든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전반 중반 8분 동안 3골을 터뜨린 서울은 수원을 3-1로 제압하며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서울의 3골 모두 특급 공격수 데얀의 발에서 시작됐다. 전반 24분 에스테베스가 데얀의 감각적인 힐패스를 받아 선제 골을 넣었고, 2-0으로 앞선 전반 32분 최효진의 쐐기 골도 템포를 조절한 데얀의 패스가 빛을 발했다. ‘도움 해트트릭’을 기록한 데얀은 시즌 초반 부진을 씻고 이름값을 했다. 1골을 넣은 정조국은 수원과의 라이벌전 최다득점(5골)을 기록하며 ‘수원전 사나이’가 됐다.

올 시즌 서울의 지휘봉을 잡은 넬로 빙가다 감독의 풍부한 경험도 승리의 밑받침이 됐다. 고국 포르투갈과 이집트·중동에서 명성을 쌓은 그는 특히 2003~2004년 자말렉(이집트), 2009년 페르세폴리스(이란)에서 8만~10만 명이 모이는 살벌한 더비전을 치러봤다. 더비전 성적 2승1무. 경기 전 “큰 경기일수록 선수들의 자신감을 일깨우는 게 중요하다. 분위기에 휩싸이지 말고 오히려 분위기를 장악하라고 선수들에게 강조했다”는 빙가다 감독은 경기 초반부터 공격적인 전술로 선수들을 독려해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수원엔 악몽 같은 날이었다. 지난해도 4월 4일 서울에 패한 수원은 골키퍼 이운재의 실수 하나로 치명타를 맞았다. 0-1로 뒤진 전반 27분 이운재가 멀리 걷어내려고 찬 킥이 낮게 깔리면서 아크 정면의 정조국 쪽으로 향했다. 정조국의 머리를 맞은 공은 정확하게 데얀에게 연결됐고, 데얀의 패스를 받은 정조국이 텅 빈 골문 안으로 여유 있게 볼을 차넣었다.

전북 현대는 인천 유나이티드에 3-2 역전승을 거뒀다. 이동국의 두 골이 빛났다. 이동국은 1-2로 뒤진 전반 36분 동점골을 넣은 데 이어 후반 30분 극적인 역전 골을 성공시켰다. 올 시즌 K-리그에서 득점이 없었던 이동국은 5경기 만에 골맛을 봤다.

대구 FC는 부산 아이파크와의 원정경기에서 이현창·조형익의 연속 골로 2-0으로 승리하며 4연패 후 2연승했다. 제주 유나이티드와 성남 일화는 1-1로 비겼다.

장치혁 기자

◆K-리그 4일 전적

서울 3-1 수원 전북 3-2 인천

제주 1-1 성남 부산 0-2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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