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담은 노래로 간암 환자 돕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9면

"불법을 노래로 만들어 즐겁게 부르고 듣다보면 마음도 절로 다스려지지요."

6~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간암환자 돕기 한마음선원 합창제'를 진두지휘하는 혜원(67.한마음선원 주지) 스님은 "노래는 훌륭한 음성공양"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세계 최대의 비구니 사찰인 한마음선원(조계종)이 주최하는 이번 합창제에는 국내외 스님과 불도 1100명이 합창단으로 참여한다. 한 사찰에서 1100명이나 되는 매머드 합창단이 구성되기는 국내 불교계에서 처음이다. 불교계의 유일한 남성 합창단인 거사합창단(90명)과 스님합창단(100명), 해외합창단(100명)도 동참한다.

"합창제가 꼭 간암환자 만을 위한 것은 아닙니다. 합창단은 노래로서 수행을 하고, 관객은 노래를 통해 공생의 도리와 희망의 메시지를 받게 되니까요."

한마음선원이 합창단을 만든 것은 20년 전인 1984년. 한마음선원 원장인 대행 큰스님이 "마음의 법을 노래로 만들어 가정마다 부르게 하라"고 말함에 따라 맨 먼저 어머니합창단이 창단됐다. 이후 거사합창단, 청년회 및 어린이 합창단이 잇따라 창단됐고 전국 15개 지원에도 합창단이 만들어졌다.

합창단은 대행 스님의 말씀과 게송(불덕을 찬미하고 교리를 서술하는 시구) 등을 노래(선법가)로 만들어 자체 행사는 물론 불교단체가 주최하는 음악회 등에서 불러왔다. 해외공연도 꾸준히 해왔다. 한마음선원이 만든 선법가 30여곡 중 20여곡은 불교음악협회가 펴낸 찬불가집에도 수록돼 있다.

합창단은 이번 합창제에서 선법가 17곡 외에 팝송.가곡.민요 등도 부른다. 불교계 행사로는 이례적으로 매표(賣票)를 했지만 3회 공연(6일 오후 3시, 7일 오후 3시.오후 7시)의 9000석이 모두 매진됐다.

혜원 스님은 "표를 못 구한 분들을 위해 6일 공식행사 전에 열리는 리허설 때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게 했다"면서 "합창제의 수익금은 모두 간암환자들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하지윤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ansesi@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