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영화 목 말랐던 분! 줄잇는 영화제…62편 선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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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 일본영화제 폐막작 '칠석날의 약속'(上)과 일본 다큐멘터리 특별전의 개막작 '그림 그리는 아이들'.

1998년 일본 영화가 처음 개방됐을 때 한국은 '불난 호떡집' 같았다. 상업성 강한 일본 영화가 수입되면 충무로는 주저앉을지 모른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자본.기술력이 튼튼해진 한국 영화는 오히려 승승장구를 계속했다. 한국에서 성공한 일본 영화는 '러브 레터''쉘 위 댄스''주온''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극소수에 그쳤다.

일본 영화의 어제와 오늘을 되돌아보는 영화제가 잇따라 열린다. 내년은 일본이 한국 정부를 강압하여 외교권을 박탈했던 을사조약이 체결된 지 100년, 또 한.일 국교정상화가 이뤄진 지 40년이 되는 해. 두 영화제에는 양국의 역사적 앙금을 차분히 돌아보고, 문화란 프리즘으로 새로운 오늘을 모색해보자는 뜻이 담겨 있다.

우선 제1회 메가박스 일본영화제(www.j-meff.co.kr, 10~24일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국내 미공개작 46편이 상영된다. 일본 영화가 이처럼 한곳에서 대거 소개되기는 전례가 없는 일이다. 개막작 '바이브레이터'(2003년)와 폐막작 '칠석날의 약속'(2003년)을 제외한 44편은 모두 65~98년에 제작된 것들. 일본인에게 사랑받았던 상업영화를 일본인이 직접 골라 한국에 알린다는 의미가 있다. 멜로.액션.팬터지.스릴러 등 모든 장르의 영화가 소개된다.

일본 다큐멘터리 특별전(www.iljuarthouse.org, 19~28일 서울 광화문 아트큐브)에선 군국주의와 경제성장으로 요약되는 일본의 20세기를 들여다본 다큐멘터리 16편이 상영된다. 전쟁에 시달렸고, 환경오염에 고통받았던 일본의 보통사람을 다룬 작품이 다수 소개된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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