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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4연승 두산, SK 23연승 막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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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두산 포수 양의지(왼쪽)가 2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펼쳐진 경기에서 4회 말 SK 박재홍이 친 타구가 파울 지역에 높이 뜨자 1루수 최준석보다 먼저 잡아내고 있다. 두산은 8회 이원석의 3점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인천=뉴시스]

두산이 지난해 8월부터 이어온 SK의 연승 행진을 저지했다.

두산은 2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0 프로야구 SK와의 원정 경기에서 홈런 네 방을 터뜨리며 10-3으로 역전승했다. 두산은 개막 후 4연승으로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간 반면, SK는 2009년 8월 25일부터 계속된 정규시즌 22연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최근 3년 연속 가을잔치에서 맞붙은 라이벌 팀 간의 시즌 첫 대결답게 경기 전부터 마치 포스트시즌 같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더욱이 두 팀 모두 개막 후 무패 행진을 벌이고 있던 터라 과연 어느 팀의 연승 행진이 먼저 막을 내릴지에 관심이 모아졌다. 쌀쌀한 날씨의 평일 저녁임에도 문학구장에는 비교적 많은 8300여 명의 관중이 입장했고, 기자실에는 20명 가까운 취재진이 몰려 열기를 뿜어냈다.

양팀은 각각 외국인 에이스인 글로버(SK)와 히메네스(두산)를 선발로 내세워 3회까지 팽팽한 투수전을 연출했다. 0-0의 숨막히는 균형을 깬 것은 두산 김동주의 홈런포였다. 김동주는 4회 초 2사 후 글로버의 한가운데 높은 직구(시속 146㎞)를 받아쳐 가운데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4회까지 히메네스에게 단 1안타로 눌리던 SK는 5회 말 특유의 타선 응집력과 기동력을 앞세워 반격에 나섰다. 선두타자 나주환이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1사 후 김강민의 우전 안타와 도루로 2, 3루 기회를 잡았다. 9번타자 조동화는 두산 중견수와 우익수 사이를 꿰뚫는 2타점 3루타로 순식간에 2-1로 승부를 뒤집었다.

승부는 문학구장의 바람 덕을 본 두산 타자들의 대포로 갈렸다. 경기 전 “바람이 외야 왼쪽으로 세게 분다”던 김성근 SK 감독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두산은 6회 초 선두 2번타자 고영민과 이성열이 글로버로부터 연거푸 솔로 홈런을 뽑아내 3-2 재역전에 성공했다. 고영민과 이성열은 지난달 27일 KIA와의 개막전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 연속 타자 홈런을 때려냈다.

두산은 7회 초 2사 만루에서 이성열이 SK 유격수와 좌익수, 중견수 사이에 떨어지는 행운의 2타점 적시타를 날려 스코어를 벌렸다. 5-2로 앞선 8회에는 이원석의 타구가 바람을 타고 왼쪽 불펜으로 떨어져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 홈런이 됐다. 히메네스는 6이닝 2실점으로 개막 후 2연승을 달렸고, 글로버는 5이닝 동안 홈런 세 방으로 3실점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광주에서는 지난해 챔피언 KIA가 에이스 윤석민의 6이닝 1실점 호투로 롯데를 3-2로 꺾고 3연패 뒤 2연승했다. 시범경기 1위 롯데는 개막 후 단 1승도 없이 4연패 수렁에 빠졌다.

인천=신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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