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쳐야 산다' 재래시장 상권 되찾기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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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대형 할인점에 밀리던 전국의 향토 재래시장들이 상권(商權)되찾기를 기치로 힘을 뭉쳤다.

대전 중앙시장 내 생선골목시장과 부천 자유시장 ·제주 동문시장 ·청주 육거리시장 등 전국 4개 재래시장 상가번영회 대표들은 다음달 1일 제주도 동문시장 내 서안광장에 모여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자매결연식을 갖는다.

4개 시장 모두 1940 ·50년대 자연발생적으로 생긴 원조급 재래시장들로 소속 상인 회원들만 4백∼1천5백명씩에 이른다.

하지만 대형할인매장이 전국 상권을 뒤흔들면서 매출액이 날로 격감,'연합전'이 필요한 상황이라는데 이들 시장은 최근 인식을 같이했다.

4개 시장은 우선 제주의 감귤 등 각 지역 특산물을 공동으로 직거래함으로써 유통마진을 줄이는데 주력하기로 했다.대형할인점들이 저가공세로 뺏어간 지역 소비자들을 되찾아오는 게 급선무라는 것.

4개 시장만의 공동브랜드 개발에도 나선다.신세대를 겨냥한 'N세대 고객만족 코너'등을 마련,젊은 층을 끌어들이는 전략도 준비중이다.

또 장차 '전국재래시장연합회'(가칭) 결성에 나서 단결력도 과시할 방침.금융권과 제휴,신용카드를 발급하는 것도 앞으로의 수순이다.

이를 위해 4개 시장은 제주대 경제학과 김태보교수와 충남 건양대 관광경영학과 지진호교수 등 전문가 고문단도 구성해 놓았다.정식 자매결연 이후엔 상가 번영회원들끼리 정신력 강화를 위해 병영입소 극기훈련까지 벌일 예정이다.

제주 둥문시장 송안보 번영회장은 "과거의 명성에 안주하지 않고 향토재래시장을 옛 향기와 정취,사람냄새가 풍기는 곳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대전=조한필,제주=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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