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리뷰] '비전 2010 한국경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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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한국경제가 당면 문제를 해소하고 선진경제로 하루빨리 진입하기 위해서는 특히 금융권을 중심으로 80조원 규모의 공적자금을 추가투입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

세계적인 컨설팅회사 매킨지가 매일경제 지식프로젝트팀과 공동 집필한 신간 『비전 2010 한국경제』는 이처럼 자극적인 주장으로 시작된다.

"이번이 마지막" 이라며 조성한 공적자금 중 26조원밖에 남지 않아 여론만 살피고 있는 정부에 "부실문제는 속전속결로 해결해야 한다" 면서 눈치보지 말고 서둘러 대규모 공적자금을 추가조성하라고 직언하고 있는 것이다.

두루뭉실한 대안이 아닌, 철저한 자료 분석을 토대로 명쾌하고도 구체적인 해결책들을 제시한다는 데 바로 이 보고서의 장점이 있다.

매킨지의 평가에 따르면 지난 3년6개월간의 구조조정은 '실패' 였다. 정부나 기업이나 아직까지 "펜티업급 컴퓨터에 286 운영 시스템" 을 가진 채 근본적인 개혁은 이루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과거 반성이나 하고 있을 수는 없는 일. 매킨지는 우선 한국이 2010년에는 세계 7대 부국에 들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개혁에 대한 국민 모두의 합의와 동참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점을 다시 강조한다. 개혁 검토 대상에는 공정거래위원회.대학총장제 등도 포함된다.

관계 당국자들이 새겨 읽어봐야 할 것은 물론, 한국 경제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가진 사람들도 충분히 검토해 볼 수 있는 내용이다.

핵심적으로 짤막하게 끊어 정리한 글과 친절한 용어 설명, 그리고 풍부한 그래픽 자료가 일반 독자와 전문가를 모두 만족시켜줄 만하다.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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