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北 동향에 촉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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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제 6.15 정상회담 1주년이다. 남북관계가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아직 안심하긴 이르나 북.미 대화가 시작된 것은 좋은 일이다. "

14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남북관계를 이처럼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윤경빈(尹慶彬)광복회장을 비롯한 국가유공자와 가족 2백6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다.

金대통령은 "남북을 가로막고 있는 빙벽이 햇볕으로 녹아내린다" 며 햇볕정책을 강조한 뒤 평양회담을 회고하기도 했다. "(그 때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다시는 전쟁을 하면 안된다. 전쟁을 하면 북도 파멸이다" 라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金대통령은 민주당 김중권(金重權)대표의 당무보고 때도 "이제 막 시작된 북.미 대화가 어떻게 진전될지 지켜봐야겠지만 우리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대북정책을 추진해나가야 한다" 고 강조했다.

긍정적 전망의 근거로 金대통령은 "미 정부.의회에서 햇볕정책 외에 대안이 없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머지않아 금강산 육로관광이 이뤄지고, 북측도 경의선 공사를 할 것" 등을 꼽았다.

북한 상선의 영해 침범에 대해 "북한의 무력도발 때는 연평해전처럼 단호히 응징한다. 그러나 비무장 상선은 압력을 넣어 공해로 몰아냈다. 가장 적절한 대처" 라고 설명했다. "비무장 상선을 공격하면 국제적 비난은 물론 북.미 관계, 금강산 관광 모두에 지장이 있었을 것" 이라고 강조했다.

金대통령은 지난번의 현충일 추념사 등 그동안 두 차례나 金위원장의 답방을 촉구했다.

그 뒤 金대통령은 북한의 사소한 움직임까지 수시로 보고받으며 촉각을 세우고 있으나 북측의 주목되는 반응이 없다는 게 청와대측의 설명이다. 때문에 金대통령의 하루는 당무보고 등 일상적 업무가 대부분이었다.

金대통령은 15일 6.15회담 관계자들을 불러 1주년을 맞는 소회(所懷)를 밝히고, 16일에는 6.15 1주년 기념 '제주평화포럼' 에서 연설한다.

그러나 "북측의 반응이 없어 연설 내용은 유동적" 이라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라켓을 휘둘러 공(金위원장 답방 촉구)을 북한에 넘긴 만큼 지금으로선 기다릴 수밖에 없다" 고 그는 말했다.

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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