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서비스] 충북 단양군 '이동목욕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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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충북 단양군 가곡면 어의곡리 김성국(71)씨는 지난 13일 모처럼 개운한 하루를 보냈다.5주만에 목욕을 했기 때문이다.동네에 목욕탕이 없는데다 거동마저 불편해 혼자사는 처지에 몸을 씻고 싶어도 엄두를 내지 못했었다.

하지만 金씨는 이날 자원봉사자 세명의 도움으로 단양군의 ‘이동 목욕차’안 현대식 욕조에서 따듯한 물로 묵은 때까지 벗겨냈다.

단양군은 지난해 9월 이동목욕차를 도입,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또는 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등 생활이 어려운 소외계층 주민들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는 매주 한차례씩 42명이,올해는 3월부터 지금까지 매주 3∼4회씩 모두 87명이 혜택을 받았다.단양군은 하반기부터는 이용 횟수를 늘려 12월20일까지 3백명을 채울 계획이다.

이동목욕 봉사에는 개인 20명과 자유총연맹 청년회 등 3개 단체 90명이 3∼4명씩 조를 나눠 참여한다.

이들은 장애인들의 손·발톱 손질,빨래와 함께 이발과 수지침 서비스까지 해준다.

이 서비스는 당초 1999년 3월 시작된 군내 주부들의 자원봉사가 씨앗이 됐다.지역실정에 맞는 복지실현을 위해 작년 2월 군의 지원으로 ‘여성목욕봉사대’가 발족했고 9월엔 2.5t트럭을 개조한 이동목욕차가 마련됐다.

5천7백만원짜리인 이 차량은 리프트와 기포발생장치가 달린 안마 욕조,순간 온수보일러,물탱크,세탁기 등을 갖춘,말 그대로 움직이는 목욕탕이다.

단양군 위민봉사실 이미영(李美英 ·34)씨는 “어떤 군민은 매일 와달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며 “무의탁 노인과 장애인 등의 정서안정에 큰 도움을 주는 등 반응도 좋다”고 말했다.

단양=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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