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전 문화관광부 장관 '세계문화포럼 2004' 기조연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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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중앙일보 고문.사진)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일본문화청이 주최하는 '세계문화포럼 2004'의 기조연설자로 초청됐다.

7일부터 일본 교토(京都) 등지에서 열리는 이번 포럼은 일본 전역의 문화학자들이 '문화의 다양성'이란 주제를 놓고 분야별로 토론한다.

7일 열릴 기조연설에는 이 전 장관과 함께 프랑스의 문명비평가 자크 아탈리가 공동으로 초청됐다. 아탈리는 저서 '프라테르니떼'(한국어 번역명.합리적인 미치광이)에서 "아시아에 초국가 형태가 생겨나면 서울이 그 수도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아시아와 유럽을 대표하는 두 지성이 만나는 상징적인 자리가 되는 셈이다.

이 전 장관은 기조연설에서 "중화사상으로 대표되는 중국의 아시아도, 근대화의 힘을 바탕으로 한 대동아 공영권의 일본 지배문화의 아시아도 문화의 다양성을 저해해온 것으로 분석된다"며 "최근 한류(韓流)현상에서 나타난 것처럼 앞으로 이 두 나라에 한국문화가 등장해 아시아의 다양한 문화가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할 예정이다. 그는 이어 "한국은 이제 문화의 변전소가 아니라 발전소가 됐다"며 "아시아 삼국은 금.은.동을 가리는 패권 다툼이 아니라 가위.바위.보처럼 삼태극 같은 상호작용의 순환관계를 발휘할 때 문화의 다양한 역동성을 보여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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