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토틀 웨스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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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토틀 웨스턴(Total Western)' 이라는 제목만 보고 할리우드 서부영화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사필귀정을 강조하는 정통 서부극과 마구잡이로 총을 쏘아대는 스파게티 웨스턴을 총합하려는 듯 '전체(total)' 란 단어까지 사용했으나 엄연한 프랑스 영화다.

시종일관 총격 신이 끊이지 않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 마약 중개상인 제라르(사무엘 르 비앙)가 극악무도한 조직폭력단에 쫓겨 한적한 시골마을의 청소년 감화원으로 숨어 들어갔다가, 결국은 이들 일당과 피 튀기는 일전을 벌인다는 내용이다.

사회에서 소외된 문제아들의 고충이 중간중간 녹아 있고, 그들을 목숨 걸고 보호하려는 제라르의 활약에서 다소 사회성도 느껴지지만 영화의 주된 분위기는 쏘고, 찌르고, 도망가고, 죽이고 등등이다. 다만 제법 정돈된 구성 덕분에 싸구려 액션영화라는 느낌은 주지 않는다.

1989년 데뷔작 '동정 없는 세상' 으로 주목받았던 에릭 로샹 감독이 연출했으며 지난해 부산영화제에서도 소개됐다. 화면의 폭력성이 때론 과하다 싶지만 악당들은 전멸하고 청소년들은 살아난다는 점에서 고전적이다. 16일 개봉.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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