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아파트촌 돋보기] 전주 '안행지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전북도청에서 용머리 고개를 넘어 왼쪽으로 들어서면 '도심속의 섬'에 온 듯하다.완산칠봉 산봉우리들이 지척에 다가서고 짙푸른 나무들이 손에 잡힐 듯 무성하다.

전주시 완산구 삼천동 안행지구.전주시내 아파트 밀집지역 가운데 주변환경이 쾌적하기로 손가락 안에 꼽히는 곳이다.복잡하지 않고 넉넉함과 평온함이 절로 느껴지는 거주지다.

◇현황=안행지구는 삼천동의 청솔금호 ·현대아파트와 효자1동 주공 3단지 등이 포함된다.

1984년에 지은 주공 3단지는 5층짜리의 저층으로

▶13평형 2백가구▶14평형 34가구▶15평형 2백가구▶16평형 3백21가구▶19평형 3백55가구▶22평형과 25평형 60가구씩 등 총 1천2백30가구에 5천여명이 살고 있다.

입주 3년째인 청솔금호는

▶32평형 2백52가구▶39평형 48가구▶51평형 49가구 등 3백49가구,

현대는 ▶31평형 2백33가구▶42평형 19가구▶49평형 44가구 등 2백96가구다. 두 아파트에는 2천5백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편리한 교통 ·쇼핑 여건=도청과 불과 5분 거리다.신시가지를 관통하는 백제로와 김제·정읍쪽으로 나가는 큰 도로가 지나 교통이 편리하다.

주변에 시장 ·할인점이 있어 쇼핑도 걱정없다.인근에 중형 할인점 빅마트 ·다이에마트가 있다.상설 재래시장인 서부시장이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다.

특히 주공 3단지 아파트 유치원 앞에서는 매주 월 ·금요일 농수축산물 직거래장터가 열린다.

또 백제로를 건너 가면 삼천동 삼익수영장 좌우 길거리에서 매일 오후 4시 이후 도깨비시장이 형성돼 싱싱한 농산물을 살 수 있다.

◇쾌적한 주변 환경=안행지구의 자랑거리 중 하나는 전주시민의 공원으로 불리는 완산칠봉과 1백∼2백m밖에 안 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주민들이 아침 ·저녁 산책 삼아 산을 오를 수 있어 '혜택받은 사람들'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다.

또 정원이 아름다운 절 '정혜사'가 주변에 있어 휴일이면 아이들의 손을 잡고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주공 아파트 3만3천여평에는 각종 나무 2만여 그루가 심어져 사시사철 꽃이 피고 맑은 공기를 생산해 낸다.나무들 중에는 수십년된 거목들도 적지 않다.

주민 임경은(38)씨는 "완산칠봉이 바로 눈앞에 있어 커튼을 열면 푸른 산이 펼쳐지고 공기가 더할 나위 없이 맑고 상쾌하다"며 "주변에 유흥업소가 없는 점도 좋다"고 말했다.

◇문제점=안행지구는 도심에서 가깝고 도로사정이 편리하면서도 대중교통의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청솔금호 ·현대 아파트 앞을 지나는 안행로와 용머리 고개를 연결하는 버스편이 없다.때문에 이 아파트 주민들은 가까운 시장 한번 가려해도 자기 차가 없으면 택시를 타거나 걸어 갈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또 주변도로의 통행량이 많다는 것도 단점으로 꼽힌다. 특히 주공 3단지 입구 앞은 도청과 김제 ·정읍방향으로 연결되는 4차선도로가 지나 차량통행이 많은 출 ·퇴근 시간대엔 병목현상이 매우 심하다.

장대석 기자

*** 청솔 금호타운부녀회 이옥순회장 인터뷰

"우리 사는 곳이 활짝 피어난 꽃처럼 밝고 환한 동네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청솔 금호타운 부녀회를 이끌고 있는 이옥순(56)회장은 아파트단지 전체를 꽃들이 가득한 화원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보는 이의 마음도 덩달아 밝아질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녀는 지난 봄에 부녀회 회원 ·관리사무소 직원들과 함께 철쭉 5천여그루를 아파트 곳곳에 심었다.이회장의 친지가 보름 동안에 걸쳐 완주군 소양면 논 ·밭에서 캐 기증한 것들이었다.

또 장미꽃 ·벚꽃나무 등 1백여 그루를 구해 울타리 옆에 심었다.

그러나 계속되는 가뭄으로 최근 이들 나무들이 말라가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워했다.

부녀회장을 2년째 맡고 있는 그녀는 "안행지구는 여유가 느껴지는 평온한 분위기에 산이 바로 옆에 있다"며 "이웃들에게 앞으로 30년 동안은 이사가지 말고 여기서 같이 살자는 말을 할 정도로 벌써 정이 흠뻑 들었다"고 말했다.

이회장은 "시내버스가 없어 5∼10분 거리에 있는 시장도 마음편하게 다니기 어렵다"며 "버스노선 설치가 주민들의 가장 큰 바람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