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현장 이 문제] "운전중 방송 제대로 안들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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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대전시내 운전자들은 누구나 라디오 방송을 켠 채 지하차도를 지날때마다 짜증스런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신나는 음악을 틀어놓고 운전을 하다 지하차도에 들어서는 순간 음악방송이 갑자기 ‘지지직’하는 잡음으로 바뀌기 때문이다.지하차도를 빠져 나와 방송이 제대로 들릴 때가 되면 듣던 음악은 이미 끝나 버리는 예도 허다하다.

대전지역에는 지하차도가 충남대앞 유성지하차도 등 12개의 지하차도가 있다.이들 터널 길이는 대부분 1백여m정도 된다.

하지만 지하에서도 라디오 방송을 완전하게 수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곳은 1∼2곳에 불과하다.

운전자 송광훈(33 ·개인사업 ·대전시 동구 홍도동)씨는 “대민 서비스 차원에서 지하차도에 방송수신 장비를 설치해 주면 운전시 짜증이 한결 덜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시는 내년 월드컵 축구경기를 앞두고 대전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월드컵 경기장 인근인 충남대 앞 지하차도에 1천2백만원을 들여 방송수신 장치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탄방동 탄방지하차도 등 나머지 지역에 대해서는 설치계획이 없다.

이와관련,대전시 관계자는 “지하차도 거리가 1백m이내로 비교적 짧은 데다 방송청취가 완전히 불가능한 곳은 몇 군데 안된다”며 “지하차도 방송수신 장치 설치 비용이 한곳당 1천여만원이상 들기 때문에 비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이 관리하는 충남도내 국도에 있는 5개 터널(추부,마티상 ·하,대치,솔티)에는 모두 방송수신장치가 설치돼 대조적이다.

대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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