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어디까지 진화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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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0면

새의 울음소리가 단잠을 깨운다. 기상 시간을 맞춰둔 휴대폰에서 나는 소리다. 아침 식사를 하면서 조간 신문 대신 휴대폰으로 밤새 일어난 세계 각국의 소식과 경제 지표를 훑어본다.

그리고 미국에서 유학 중인 여자 친구와 화상통화를 한다. 휴대폰으로 회사 인트라넷에 접속해 업무 현황을 파악하고 오늘 할 일을 점검한다. 회사로 가는 버스 안에서 주문형 비디오(VOD)서비스를 통해 최신 뮤직비디오를 즐긴다.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IMT-2000이 2~3년 내에 실현할 세상이다.

IMT-2000으로 대표되는 미래의 이동통신 서비스는 한마디로 '글로벌 로밍이 가능한 멀티미디어 서비스' 로 요약된다.

지금의 이동통신은 전송속도가 느려 실시간으로 동화상을 전송하는 게 불가능하고 국경 안에서만 이용할 수 있지만, 미래 이동통신은 국제 표준화로 지구촌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고 지금보다 1백배 이상 빠른 속도로 대용량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어 완벽한 동화상 서비스가 가능하다.

특히 인터넷과 바로 결합하기 때문에 금융.위치기반.사무지원.산업응용 서비스 등 새로운 형태의 복합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 금융 서비스〓어느 곳에서나 인터넷에 접속해 쇼핑이나 주식거래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개인의 정보가 집약된 지능형 정보기기 역할도 하기 때문에 신용카드.현금인출기.교통카드.지하철카드 등 온갖 카드 기능을 통합한 전자지갑으로 사용할 수 있다.

◇ 위치기반 서비스〓지금 자신이 있는 곳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과 지하철 운행시간을 휴대폰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자동차에선 가야할 도로의 혼잡상태도 바로 알 수 있고 교통사고가 난 위치를 알려주는 긴급상황정보, 가장 빠르게 갈 수 있는 최적경로, 주차상황을 알려주는 주차정보 등 거의 모든 교통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

◇ 응용 서비스〓사무실이나 집에 카메라를 설치해 뒀다면 밖에서 언제든지 내부를 볼 수 있고, 방문자의 얼굴을 확인하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어 경비가 따로 필요없다.

위치기반 서비스를 응용하면 물류관리.배송관리가 가능하고 스캐너나 프린터 등을 장착할 수 있어 원격검침.원격제어 등 산업분야에서 응용할 수 있다.

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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