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환각 30대 초등교 흉기난동, 8명 숨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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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도쿄〓오대영 특파원]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8일 신경안정제를 과다 복용한 30대 남자가 수업 중인 초등학교 교실에 난입, 흉기를 마구 휘둘러 초등학생 8명이 숨지고 21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 일본이 충격에 휩싸였다.

다쿠마 마모루(37)로 알려진 범인은 이날 오전 10시15분쯤 오사카 교육대 부속 이케다(池田)초등학교 1층 교실의 창문을 넘어간 뒤 학생들을 상대로 길이 30㎝.너비 15㎝ 크기의 칼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이 칼은 끝이 날카롭고 날의 폭이 넓어 참치 등 크고 질긴 고기를 자를 때 쓰이는 것이다.

당시 1층의 4개 교실에는 1, 2, 4학년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었다. 범인은 4개 교실과 복도를 돌아다니며 보이는 대로 학생.교사를 찌르거나 베어 2학년생 쓰카모토 하나(塚本花菜)양 등 여학생 7명과 남학생 1명이 숨졌다.

숨진 학생은 대부분 1, 2년생이었다. 또 범인을 제지하려던 교사 3명과 학생 18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목격자들은 "범인이 도망가는 학생을 쫓아다니며 칼을 휘둘렀다" 고 말했다.

이 사건이 벌어지자 다른 교실의 학생들은 황급히 운동장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범인은 경찰에 의해 10분 만에 현장에서 붙잡혔다.

일본 경찰의 조사 결과 범인은 평소 신경안정제를 복용해왔으며, 이날은 10일분을 한꺼번에 먹어 환각 증세를 나타낸 것으로 드러났다.

범인은 "가정과 직장에서 문제가 너무 많아 괴로웠다. 나도 죽을 생각이었다" 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인은 과거에 정신이상 증세를 보여 정신병원에 간 경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효고(兵庫)현 이타미(伊丹)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기능직으로 근무했던 1999년 3월에는 교사 4명에게 신경안정제를 몰래 넣은 차를 마시게 해 검찰에 체포된 후 처분보류 처분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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