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 영화] KBS1 '제너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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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제너럴 (KBS1 밤 11시20분)=1998년 칸 영화제 감독상(존 부어맨)을 수상한 영화다.

'제너럴(장군)' 로 불리던 아일랜드 노동계급 출신의 도둑 마틴 카힐의 실화를 소재로 했다. 범죄와 추적의 숨 막히는 드라마라기 보다는, 때론 즐겁고 때론 비참한 한 도둑의 인생유전을 그린 전기영화다.

실제로 부어맨 감독의 집도 카힐에게 한번 털린 적이 있다. 당시 카힐은 부어맨의 집에서 벽에 걸린 금으로 된 음반을 훔쳐갔다. 부어맨이 이 장면을 영화 속에 포함시켰음은 물론이다.

빈민가에서 태어난 카힐(브랜든 글리슨)은 중년이 돼서도 온 가족의 도움 속에 부하들까지 거느리며 도둑질을 저지른다. 그의 모습은 양면적이다. 정부에서 자신이 사는 아파트를 재건축하기로 하고 주민들을 몰아내자 끝까지 대항하는 것을 보면 '민중의 영웅' 답다.

그러나 한편으론 '제너럴' 이라는 별명에 걸맞지 않게 오락실 털이 등 좀도둑질도 서슴지 않는다.

가족들에게 돈을 남겨 주기 위해 보석상을 터는 카힐. 그 와중에 먼저 보석상을 노리던 IRA(아일랜드 공화군)가 얽혀든다. 더블린 출신의 배우 글리슨은 '미션 임파서블2' (2000년) '터뷸런스' (97년) 등을 통해 낯익은 얼굴로, 두 여인을 동시에 사랑하며 자유분방하고 유쾌하게 인생을 즐기는 반(反)영웅의 연기를 잘 소화해냈다.

장발장을 쫓는 자베르 경감처럼 뚝심있게 카힐을 추적하는 케니 경감 역을 존 보이트가 맡았다. 1998년작. 원제 The General. ★★☆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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