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김위원장에 "시간없다" 상기시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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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대중(金大中)(http://www.cwd.go.kr)대통령이 6일 또 다시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답방을 촉구했다.

金대통령은 "얼마 전(5월 24일 주한 외신기자 간담회) '남북 정상회담 1주년(6.15)을 계기로 金위원장은 서울 방문에 대한 스케줄을 밝혀줄 것을 바란다' 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북한측에 이를 상기시키고자 한다" 고 강조했다.

金대통령의 이런 자세는 "임기 중에 남북대화의 확실한 틀을 마련하려면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다는 생각 때문" 이라고 청와대 관계자가 설명했다. 차기 대선 분위기가 잡히면 답방문제가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金위원장의 일정은 그를 뺀 북한의 어느 누구도 언급할 수 없는 금기(禁忌)사항이란 점도 金위원장에게 직접 촉구하게 된 배경" 이라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요즘 金대통령은 '북한의 작은 변화' 도 보고받고 있다고 한다. 5일 오후 8시 "우리 민족끼리 싸우지 말자" 고 한 평양방송 보도도 바로 보고됐다. "전쟁은 절대 안된다" 는 金대통령의 주장에 맞장구를 친 것으로 "대화에 좋은 조짐" 이라는 것이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기관지 조선신보가 5일 "중단상태인 북남회담의 재개 문제와 관련해 우여곡절은 있어도 잘돼 나갈 것" 이라고 보도한 것도 "북측이 대화 의사를 간접 시사한 것" 이라고 청와대측은 분석한다.

특히 북한 상선의 영해 침범 사태가 "순조롭게 해결됐으며, 새로운 대화분위기 조성에 도움이 될 것" 이라는 게 청와대측의 기대다.

이를 놓고 대북 비밀창구가 가동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관측이 외교가에 나돌고 있다. 일방적으로 북한의 '무해통항권(無害通航權)' 을 인정한 것은 물밑 대화의 결과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더구나 金대통령은 외국 정상의 방문을 외교적 관례를 벗어나 두차례나 공개 촉구했다. 또 13일 金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있다. 여기서 金위원장 답방을 명시한 공동성명과 관련해 金대통령의 입장 천명이 있을 예정이다.

남북대화에 깊숙이 관계하는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5일 이전에 남북 당국자간 대화에 뭔가 진전이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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