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또 북방한계선 침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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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지난 4일 밤 제주해협에 들어와 독도를 우회한 후 공해로 북상하던 북한 상선 대홍단호가 6일 낮 북방한계선(NLL)을 가로질러 북한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들어 북한 상선의 NLL 침범은 지난 4일 청진2호 및 백마강호에 이어 세번째다.

이같은 사태는 정부가 "북한이 사전통보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우리 영해나 NLL을 통과할 경우 강력 대응할 것" 이라고 밝힌 직후 발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합동참모본부는 6일 "대홍단호가 이날 오후 4시45분 동해 NLL 1백45마일 해점(海点)을 가로질러 통과했다" 고 밝혔다.

동해 NLL은 휴전선 동쪽 끝지점에서 해상으로 2백마일 정도 뻗어 있으며 백마강호는 지난 4일 동해 NLL 85마일 해점을 침범했었다.

합참 관계자는 "동해 NLL이 너무 길어 감시.통제가 어렵고, 북측 선박의 침범사례가 과거에도 있었지만 문제가 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대홍단호가 독도 영해를 우회한 점을 고려해 통과 저지작전을 펼치지 않았다" 고 말했다.

백령도 인근 서해 NLL을 침범할 가능성 때문에 군당국을 긴장시켰던 북한 상선 대동강호(9천7백t급)는 6일 새벽 NLL을 우회, 이날 오후 1시 현재 어청도 96마일 서해 공해상을 항해 중이며 제주해협 진입을 시도했던 청천강호는 어청도 서남방 80마일 공해를 항해 중이다.

한편 청진2호 등 북한 상선 두척이 지난 4일 NLL을 침범한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우리측이 6일 오전 10시 개최하자고 제의한 군사정전위원회 비서장급 회의는 북측의 무응답으로 무산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은 비서장회의 개최를 줄곧 거부하거나 묵살해 왔다" 면서 "국방부는 추가로 북한에 정전위원회 회의 개최를 제의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 고 말했다.

안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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