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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지도가 바뀐다] 10. 금융권 개인 재무설계 서비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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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중소기업 사장인 최모(40)씨는 6개월 전 A은행에서 거래실적이 많아 최우수 VIP고객으로 선정돼 기념품과 감사카드를 받았다. 자신을 전담하는 전문 금융컨설턴트도 소개받았다.

그는 은행을 이용할 때 별도의 방에서 편안하게 거래하고 자산 컨설팅과 정기적으로 투자정보를 제공받는다.

최근엔 부동산을 팔면서 은행에서 무료 세무상담을 받아 세금을 아꼈다. 은행은 그에게 대여금고 무료이용, 거래수수료 면제, 무보증 대출, 문화행사 초청, 꽃배달서비스, 건강검진까지 해준다.

A은행 관계자는 "최씨의 은행 평균잔고는 2억원이지만 송금.환전 등 각종 거래를 우리 은행에 집중해 7억원 이상의 고객이 받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 귀 띔했다.

은행.증권.보험.금융포털업체 등이 금융전문가들을 내세워 종합적인 재무설계에 나서고 있다.

통장 잔고가 적으면 이자도 안 주는 짠돌이 금융회사들이 큰 손 고객에는 더 깍듯해졌다. 고액 자산가를 전담한 직원들이 고객이 원하는 장소까지 찾아가 상담을 하고, 집안 경조사까지 챙겨주는 등 '금융 주치의(主治醫)' 역할을 하고 있다.

고객들도 금융소득종합과세가 실시되고 저금리에 돈 굴리기가 어려워지자 단골 금융기관에 재테크를 맡기는 경우가 많아졌다.

현재 금융기관마다 적게는 5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을 보유한 고액 자산가들을 끌어들이려 프라이빗뱅킹(PB)센터를 세우고, 부동산.외환.주식.세무 등에 관한 전문자격증을 가진 직원을 배치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3월 순수 개인예금만으로 1조원대를 관리하는 VIP고객 전용 PB센터를 본점에 열었다. 고객은 1천5백여명으로 고객당 평균 예금액이 7억원대다. 금융자산관리사(FP).미국선물거래사 등의 자격증을 가진 전문가 6명이 일대일 상담을 해준다.

증권업계는 여윳돈을 종합적으로 관리해주는 랩어카운트(종합자산관리계좌)를 도입해 약 3조원을 끌어들였다. 이들은 앞다투어 강남과 여의도 등에 현대식 PB센터를 설립 중이다.

보험업계의 경우 종신보험으로 고객의 재무설계를 돕고 있다. 전문자격증을 가진 컨설턴트가 고객의 재무상태.월 생활비.여윳돈을 기초로 장기적인 인생설계를 해준다. 오는 7월 자산운용 실적에 따라 보험금이 달라지는 변액보험이 도입되면 재무설계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온라인 자산관리.상담 서비스도 뜨거워지고 있다. 웰시아닷컴(http://www.wealthia.com)과 이모든닷컴(http://www.emoden.com)은 인터넷에서 각종 계좌.자산을 통합 관리해주고 다양한 금융상품의 판매를 대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원과 증권회사 직원들 사이에는 자격증 따기 열풍이 불고 있다.

큰손 고객의 까다로운 입맛을 맞추려면 전문적인 금융지식으로 무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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