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맨발의 소녀' 졸라 버드, 5년만에 다시 달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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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맨발의 소녀' 졸라 버드(35.남아공.사진)가 은퇴 5년 만에 마라토너로 복귀한다(http://www.guardianunlimited.co.uk).

영국에서 맹훈련 중인 버드는 6일(한국시간) "7월 23일 런던에서 열리는 10㎞ 단축마라톤 대회에 출전한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마라토너로 전업, 내년 4월 런던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다" 고 밝혔다.

1980년대 10대였던 버드는 맨발로 뛰는 독특한 주법으로 여자 육상 중장거리 부문을 석권했지만 올림픽 금메달과는 거리가 멀었다.

인종차별 정책을 고수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이라는 이유로 올림픽 출전이 금지되자 영국 국적을 획득, 84년 LA 올림픽에 출전했다. 그러나 3천m 결선에서 메리 데커(미국)와 경기 도중 부딪쳐 7위에 머무르는 불운을 겪었다.

이후 버드는 남아공에서 열렸던 육상대회에 참가했던 사실이 밝혀져 인종차별 반대론자들의 표적이 돼 88년 서울올림픽 출전을 포기하고 고국으로 되돌아갔다. 89년 결혼한 버드는 남편 성을 따라 '졸라 피에터스' 로 이름을 바꾸고 92년 애틀랜타 올림픽 3천m에 재도전했지만 예선에서 탈락했다.

만성 유사 말라리아 질환에 시달린 버드는 결국 96년 한많은 선수 생활을 접었다.

올해 초 가족들의 사랑으로 용기를 되찾고 복귀를 결심한 버드는 "현재 마라톤 풀코스 최고 기록이 2시간30분대다. 99년 케냐의 텔가 로루페가 세운 마라톤 세계최고기록(2시간20분43초)을 넘는 것이 목표" 라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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