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일요…' 노래로 남북 동질성 짚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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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남북한 주민들이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는 과연 몇 곡이나 될까. 분단 반세기. 남과 북은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이질감을 많이 느끼게 됐다. 그래도 유난히 가무를 즐기는 민족인지라 노래에서만은 아직도 동질감이 강하다.

10일 밤 8시 KBS1 '일요스페셜' 에서 방영할 '남북공동선언 1주년 기획-남과 북 함께 부르는 노래' 는 남북한에서 다같이 즐겨 불리는 노래의 현장을 찾는다. '일요스페셜' 제작팀이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의 민경찬 교수와 함께 북한을 찾아 그들의 노래를 취재한 결과 일제 시대에 만들어진 노래 중 아직도 남북한에서 애창되는 노래가 50여곡에 이르렀다.

대중가요로는 '꿈꾸는 백마강' '나그네 설움' '눈물젖은 두만강' '바다의 교향시' '번지없는 주막' '불효자는 웁니다' '애수의 소야곡' '찔레꽃' '타향살이' '홍도야 울지마라' '황성옛터' 등이, 가곡으로는 '봉산화' '동무생각' '가려나' 등이 북한에서도 즐겨 불리는 노래였다. 동요는 '개구리' '고향의 봄' '달맞이' '따오기' '반달' '봄나들이' '산토끼' '설날' '오빠생각' 등이 지금도 북한 주민들의 가슴을 애잔하게 만들고 있었다.

특히 북한 어린이들이 '반달' 을 부르며 '쎄쎄쎄' 손뼉 장단을 맞추거나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를 부르며 노는 장면은 우리네 시골을 찾은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한편 분단 이후 남쪽에서 창작된 노래 중에서는 '우리의 소원' 외에 '아침이슬' 이 애창되고 있었다. '아침이슬' 은 북한에서 제작한 가라오케에 삽입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고 '우리의 소원' 은 1989년 임수경씨가 방북해 이 노래를 부른 이후 널리 불리고 있다. 북한의 원로 음악학자 최창호씨는 "음악으로 통일의 길을 개척할 수 있다" 는 의견을 내놓으며 "대표적인 곡을 골라 함께 부르도록 하자" 고 제의했다.

이에 대해 민경찬 교수는 "남북이 함께 부르는 노래가 많으면 많을수록 정서적 공감대가 넓어져 민족정서의 동질성을 회복할 수 있고, 아울러 민족화합의 길을 모색할 수 있다" 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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