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 바뀐다] 下. 도심 '새 맛' 연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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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4일 오후 6시 인천시 중구 신포동 문화의 거리.

쇼핑.문화.패션의 거리로 낮과 밤이 없는 이곳은 활기로 가득했다.

붉은색 아스콘으로 화려하고 산뜻하게 단장된 도로와 보도블록, 경쾌한 음악, 밤하늘을 밝게 비추는 형형색색의 네온사인 등은 마치 서울 명동거리를 연상케 한다.

국내외 유명 브랜드 의류점이 밀집돼 젊은층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도 늘면서 이곳이 인천의 새로운 문화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이처럼 문화도시를 향해 변신을 거듭하는 모습은 요즘 인천.부천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 개항이란 커다란 환경 변화에 발맞춰 기존 도시의 탈을 벗고 새로운 도시 이미지를 창출하자는 의욕이 가득하다.

◇ 신포 문화의 거리=인천시는 중구 신포동 재래시장을 서울 남대문.동대문시장처럼 많은 시민과 외국인들이 찾는 '야(夜)시장' 으로 변신시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항구 도시인데도 특색있는 '밤 문화' 가 없다는 지적에서 탈피, 타이페이(臺灣)의 용산사(龍山寺)야시장처럼 '먹자.입자.사자 골목' 으로 꾸며 내.외국인을 동시에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중국 관광객이 급증하고 인천의 외국인 근로자가 2만여명에 달하는 만큼 값싼 음식.중저가 제품으로 승부하겠다는 생각이다. 영업시간도 오전 8시에서 다음날 새벽3~4시까지 늘릴 방침이다.

시는 의류점이 밀집된 경동사거리~산업은행 구간(2백75m)의 일방 통행로를 지난달 '신포문화의 거리' 로 지정한 데 이어 앞으로 매일 낮 12시부터 자정까지 '차없는 거리' 로 만들 예정이다.

또 지난달 거미줄처럼 얽힌 전선도 모두 지중화했고 도로와 인도를 컬러특수콘과 화강석으로 재포장했다. 시민들이 쇼핑과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정비한 것이다.

◇ 차이나타운=최근 인천역 앞 화교촌 입구에 패루(牌樓)가 세워지면서 차이나타운 개발이 본궤도에 올랐다.

시는 특히 인천이 중국과 인접해 교역과 관광의 창구인 점을 감안, 이곳을 관광쇼핑거리.특화점거리.예술의 거리.벼룩시장 등 4개권역으로 나눠 개발할 계획이다.

각 거리에는 중국 상가와 한약재상.면세품점.중국 노래방.수공예품 등 한국과 중국 문화를 조화시킨 테마별 복합공간으로 꾸밀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미국 뉴욕 차이나타운 못지않게 가꿔 볼거리.놀거리.살거리 등이 가득한 명소로 만들겠다" 고 다짐했다.

특히 월미도~자유공원~연안부두~차이나타운 등 주변 관광명소와 연계시킨 중국인 관광특구사업도 추진, 중.장기적으로 이곳을 숙박.유통.무역 기능을 갖춘 종합 관광지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또 중국인 관광객을 위한 전문상가.중국 무역지원센터.중소기업 상품전시관 등도 갖출 예정이다.

또 서울 남대문.동대문시장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화교자본을 유치해 중국마사지 전문점.전통고급 레스토랑.중국문화관 등 다양한 관광 편의시설을 마련할 방침이다.

◇ 부천 문화테마거리=부천시는 연말까지 송내 북부역 광장~씨마1020 앞~둘리거리 입구~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복사골 문화센터~구지공원에 이르는 1.5㎞ 구간을 6개 구역으로 나눠 '문화 테마거리' 로 조성한다.

테마거리의 주제는 '영화와 만화' . 중동대로를 중심으로 양 옆에 PISAF거리(국제대학애니메이션 페스티벌)과 PIFAN거리(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를 조성한다.

곳곳에 만화와 영화를 소재로 한 '걷고싶은 거리' '휴식이 있는 공간' 을 꾸밀 계획이다.

특히 주변 아파트 벽면에 대형 벽화를 장식하고 분수대, 숲이 우거진 그늘집, 소규모 야외음악당 등의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는 것.

시는 이를 위해 만화인.문화전문가.영화인 등이 참여하는 전문위원회를 구성해 오는 10월까지 조성사업을 마칠 게획이다.

엄태민 기자

*** 김홍섭 인천 중구청장 인터뷰

*** 김홍섭 인천 중구청장 인터뷰

"신포동 문화의 거리는 특화상품이 즐비한 도심형 시장으로 발전시키고 차이나타운은 인천을 상징하는 테마거리로 가꿀 생각입니다"

새로운 도시 이미지 창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김홍섭(金洪燮.사진)인천 중구청장은 "문화와 패션, 유통과 관광이 공존하는 상권을 형성시켜 지역경제 활성화의 기틀을 마련하겠다" 고 밝혔다.

그는 특히 "차이나타운은 과거의 낡은 건물을 신.개축하고 중국 한약재 상가.면세품점.토산품점 등을 조성해 중국인 관광객 등이 즐겨 찾는 관광명소로 만들 방침" 이라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인천 월미도~자유공원~신포동 문화의 거리~차이나타운~연안부두 순회 관광코스를 개발해 세계적인 관광지로 자리매김 한다는 구상이다.

金청장은 이 일대를 관광특구로 지정, 민자나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고 쇼핑.상가시설.휴양.오락 및 숙박시설.공공편익시설 등을 조성해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겠다고 덧붙였다.

" '신공항, 신인천, 신문화' 란 캐치 프레이즈 아래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역점을 두어 사업을 추진하겠다. "

金청장은 최근 관광특구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실행방안 마련에 분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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