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만은 꼭] 통영~욕지도 배편 줄어 생업지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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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경남 통영항에서 34㎞ 떨어진 우도(욕지면 연화리)에 사는 김정실(金正實 ·65)씨는 요즘 통영시내에 볼일을 보러 갈때면 하루전날 떠난다.

관공서에 들러서 민원서류를 떼고 시장에서 쌀 ·통발 등을 구입해 돌아 오려면 배 시간이 맞지 않아 통영시내 친척 집에서 하루를 묶어야 하기 때문이다.

金씨는 "통영에 나갔다가 태풍으로 배가 뜨지 않으면 2박3일 걸리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金씨의 통영 나들이가 힘들어 진 것은 통영∼욕지도간을 오가던 쾌속선 두리둥실호(1백4t급·정원 1백58명)가 지난달 3일부터 8월 3일까지 3개월 간 휴업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두리둥실호는 통영∼욕지도간을 하루 3차례 왕복 운항했으나 누적된 적자로 당분간 운항을 포기했다.

이 때문에 욕지도 주민들은 욕지호 ·가고파호 등의 여객선을 이용하고 있으나 운항시간이 두리둥실호 보다 40분쯤 더 걸리고 배 시간을 맞추기 어려워 두리둥실호의 운항재개를 요구하고 있다.

욕지면에는 욕지도를 중심으로 우도 ·연화도 ·노대도 ·두미도 등 5개 섬에 1천3백 가구 ·4천 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가장 불편을 겪는 곳은 연화도 주민들.1백20가구 4백 여명의 주민들은 두리둥실호가 욕지도에 가기전에 하루 세 차례 들렀으나 지금은 가고파호가 하루 한 차례만 들어온다.이마저 삼천포항 장날(4,9일)에는 통영으로 가지 않고 삼천포항으로 가버린다.

연화도 주민들은 "가고파호의 운항 회수를 늘려 주거나 임시 여객선을 투입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또 삼천포 장날에는 연화도를 들리도록 해달라는 건의서를 4일 마산지방해양수산청 등에 제출했다.

연화 어촌계 김수봉 계장(66)은 "배편이 하루 3차례 줄고 보니 너무 불편하다"며 "정부가 지원을 해서라도 두리둥실호가 다시 다닐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두리둥실호가 휴업 기간이 끝나도 운항을 재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두리둥실호 선사인 청해진해운 최낙준(崔樂準)통영영업소장은 "정부나 통영시가 적자를 조금이라도 보전해 주든지 통영항을 오가는 여객선을 통영시내 다른 항구(산양면 삼덕항)로 분산시켜 최소한 손해를 보지 않는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재취항은 어렵다"고 말했다.

두리둥실호는 이용객이 적어 매달 2천만∼3천만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해진해운은 최소한의 적자보전 대책만 마련되면 두리둥실호보다 더 빠른 쾌속선을 투입할 계획이다.

마산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두리둥실호는 낙도항로가 아닌 일반항로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해 줄 수 없다"며 "여객선의 운항 회수를 늘리는 것도 여객선법(일몰후 30분까지 운항)규정 때문에 어렵다"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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