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두라만 와히드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비만토로 경찰청장 해임문제를 둘러싼 군.경의 집단 항명으로 궁지에 몰린 가운데 군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군부가 비만트로의 경찰청장직 사임 거부를 지지하고 나선 것은 와히드가 군 통수권자로서의 실권을 잃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군부가 마음먹기에 따라선 8월 1일로 예정된 국민협의회(MPR)특별총회에 앞서 얼마든지 와히드를 대통령직에서 끌어내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자카르타 외교가에서 쿠데타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로선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거나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부통령 편에 서서 적법한 절차를 통해 다시 정치력 회복을 꾀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와히드는 1999년 대통령에 당선된 후 군부 실세인 위란토 장군을 해임하는 등 문민정부 강화에 나섰다. 군사 독재의 악몽을 지우려는 작업이었지만 군부의 총체적인 반발을 불러왔다.
결국 이런 군부의 불만이 와히드의 정치적 위기로 한꺼번에 분출될 수 있는 것이다. 군부는 메가와티가 군부의 정치적 위상을 되찾아줄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물밑에서 메가와티와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안혜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