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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원유수출 중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압두라만 와히드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비만토로 경찰청장 해임문제를 둘러싼 군.경의 집단 항명으로 궁지에 몰린 가운데 군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군부가 비만트로의 경찰청장직 사임 거부를 지지하고 나선 것은 와히드가 군 통수권자로서의 실권을 잃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군부가 마음먹기에 따라선 8월 1일로 예정된 국민협의회(MPR)특별총회에 앞서 얼마든지 와히드를 대통령직에서 끌어내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자카르타 외교가에서 쿠데타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로선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거나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부통령 편에 서서 적법한 절차를 통해 다시 정치력 회복을 꾀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와히드는 1999년 대통령에 당선된 후 군부 실세인 위란토 장군을 해임하는 등 문민정부 강화에 나섰다. 군사 독재의 악몽을 지우려는 작업이었지만 군부의 총체적인 반발을 불러왔다.

결국 이런 군부의 불만이 와히드의 정치적 위기로 한꺼번에 분출될 수 있는 것이다. 군부는 메가와티가 군부의 정치적 위상을 되찾아줄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물밑에서 메가와티와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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