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영해침범 북한 속셈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북한 상선이 제주해협에 이어 4일 NLL까지 무단 통과함으로써 향후 평양측이 남측 영해권 뒤흔들기의 수위를 어디까지 올릴지 관심을 끈다.

특히 제주해협 침범건을 논의하자는 3일 제안을 거부한 북한이 4일 NLL문제를 다루자는 비서장급 회의제안을 수용해 눈길을 끌었다.

제성호(諸成鎬) 중앙대 교수는 "북한이 미 부시 행정부와의 대화 재개를 앞둔 시점에서 해양문제를 새로운 대미 협상카드로 만들려는 의도가 보인다" 면서 "정전(停戰)체제 대체 등을 노려 한반도 긴장을 단계적으로 높여나갈 것" 이라고 예상했다. 또 북한이 정부의 대응방식을 지켜보며 전술적 탐색전을 지속할 것이란 견해도 있다.

이동복(李東馥) 명지대 객원교수는 "이번 사건은 북측이 제주해협 무해통항권 확보 시도와 함께 NLL을 무력화하려는 행동을 노골적으로 벌인 것" 이라며 "나포 등 강력한 조치를 각오하지 않으면 북한의 도발은 계속될 것" 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 선박의 이동경로를 짚어보면 운항 비용 절감을 위한 측면이 두드러진다" 며 "북측도 긴장을 원치 않는 만큼 남북간 협상테이블을 통해 무해통항권 등 실리를 확보하려 들 것" 이라고 전망했다.

이영종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