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페드컵] 한국, 멕시코 꺾고 첫승 올렸지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후반 11분 황선홍의 헤딩슛이 멕시코 골문을 가르자 울산 문수경기장은 4만여 관중의 함성으로 떠나갈 듯했다.

하지만 더 많은 골이 필요했다. 대구 경기에서 호주가 프랑스를 1 - 0으로 꺾는 바람에 한국은 4강 진출을 위해 멕시코를 큰 점수차로 이겨야 했다. 그러나 후반 35분 멕시코에 동점골을 내주고 44분 유상철이 헤딩으로 결승골을 뽑아내 2 - 1로 승리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한국은 황선홍-김도훈을 투톱으로 세우고 고종수는 왼쪽, 최성용을 오른쪽 날개로 기용해 공격적인 3-5-2 포메이션을 구사했다. 스리백을 세웠지만 홍명보에게 사실상 리베로 역할을 맡기며 가장 익숙한 전형을 선택한 것이다.

경기 초반 볼의 흐름은 오른쪽 사이드에 집중됐지만 최성용이 수차례 센터링 찬스를 놓쳐 좋은 분위기를 살리지 못했고, 고종수는 지나치게 소극적이어서 수비를 두텁게 하고 역습을 노리는 멕시코의 수비를 흔들지 못했다.

후반 한국의 선제골은 부지런하게 움직이던 최성용에게서 시작됐다. 오른쪽 미드필드를 돌파한 최선수가 센터링을 날리자 '황새' 황선홍이 훨훨 날아 선제골을 뽑아냈다.

이후 멕시코 미드필더의 공격 가담 횟수가 늘면서 수차례 위협적인 센터링을 쏘아 올렸고 한국 수비는 크게 흔들렸다. 후반 33분 안토니오 데니그리스가 문전 정면에서 날린 오른발 슛은 골과 다름없었으나 골키퍼 이운재가 간신히 쳐냈다.

그러나 35분 멕시코는 한국 페널티지역 왼쪽 바깥에서 얻은 프리킥을 교체 멤버 빅토르 루이스가 그대로 오른발로 감아차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첫승의 기대가 허물어지는 듯 보였던 후반 44분 유상철이 불씨를 살려냈다. 유상철은 박지성의 왼쪽 코너킥을 헤딩슛, 멕시코 골대 오른쪽 귀퉁이에 꽂아넣어 값진 결승골을 뽑아냈다.

울산=허진석.장혜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