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 구매 가이드] R&B·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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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전문가가 본 새 음반'코너를 새로 마련했습니다. 최근 발매된 앨범을 몇 장 선정해 소개하고 대중음악 전문가 세 명의 간략한 앨범평과 별점을 싣습니다. 좋은 음반·음악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오늘은 R&B·솔(soul) 분야를 대표하는 국내외 가수의 앨범을 골랐습니다.

◆거미 / It's Different / Mboat

★★★★

(여자 가수 중 R&B.솔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거미의 2집)

파워.테크닉.필링 모두가 '자연스러운 진행'이라는 대전제 속에서 정교하게 융합되고 있는 앨범이다. 이전에 비해 소리 구사가 더욱 자연스럽고 편해졌다. 역시 거미다. (조성진)

'하고 싶었어' '내 곁에 잠이 든 이 밤에'는 올해 여자 가수가 부른 최고의 노래. R&B.솔 장르에 가요적인 멜로디를 결합한 성공적인 결과물. 하지만 뒤로 갈수록 평범해진다. 블루스.댄스.발라드까지 더해져 '다양성이 앨범을 죽이는' 모양새. (박준흠)

대중의 사랑을 얻을 만한 화려한 외양. 그러나 군데군데 나타나는 보컬 테크닉에 대한 집착은 듣는 이의 감정 몰입을 방해한다. (원용민)

◆Alicia Keys / The Diary Of Alicia Keys / BMG ★★★★

(R&B 흑진주로 통하는 신세대 여가수 알리시아 키스의 2CD 리패키지 앨범)

음악 경력이 짧은 아티스트가 이 정도로 노래한다면 타고난 재질도 한몫 한다. 노련한 감각에 젊은 산뜻함이 함께 묻어나는 좋은 작품. (조)

그녀의 목소리에서는 'Soul(영혼)'이 느껴지지 않는다. 글레이디스 나잇.아레사 프랭클린.로버타 플랙까지 갈 것 없이 로린 힐.에리카 바두와 비교해도 함량 미달. 미국음반산업의 농간이 아닐까. (박)

데뷔 당시의 '폴링'과 같은 만루 홈런성 히트곡은 없지만 선발 타자 전원 안타 정도는 가능한 수준작들로 꾸려진 음반. 데뷔작보다 훨씬 진한, 에스프레소 같은 솔의 향기가 느껴진다. (원)

◆Ray Charles / Genius Loves Company / EMI ★★★★

(지난 6월 세상을 떠난 솔의 대부 레이 찰스 유작 앨범. 엘튼존.다이아타 크롤.나탈리 콜.노라 존스 등과 듀엣으로 불렀다)

고령에서 나타나는 음정의 불안함과 가창력의 한계가 있음에도 많은 수퍼스타들이 참여해 진수성찬으로 만들었다. 손님들이 더 빛을 발한 주객전도형 앨범. (조)

레이 찰스가 영화 '블루스 브라더스'에 악기점 주인으로 출연해서 오르간을 신나게 연주하는 장면은 압권. 그의 마지막 앨범을 대하면서 문득 떠오르는 이미지이다. R&B.소울의 한시대가 저물었구나. (박)

장르와 인종을 초월한 거물급 스타들을 보듬어 사람냄새 물씬 나는 음악을 만들어내다. 혼신의 힘을 다한 음반은 유작이 됐지만 천재는 이를 통해 영생을 얻었다. (원)

정리=이경희 기자

◆앨범평가위원=조성진(음악전문지 핫뮤직 편집장)·박준흠(대중음악웹진 가슴 편집장)·원용민(음악 잡지 오이스트리트 편집장)가수 이름 / 앨범 제목 / 레이블 / 별점 순★★★★★명반 ★★★★소장 가치 있음 ★★★취향에 맞는다면 구입 ★★마음에 드는 곡만 구입하길 ★돈 주고 사기 아까운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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