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툭하면 생일잔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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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 신세계백화점 본점 직원들이 개점 74주년을 맞아 지난달 30일 고객에게 떡을 나눠주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롯데쇼핑 창립일(11월 15일)에 맞춰 5~14일 '창립 25주년 기념 사은행사'를 연다.

이 백화점은 지난 8월 말에도 같은 이름의 사은행사를 했다. 생일 잔치를 한 해 두 번 치르는 셈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헷갈릴 수도 있겠지만, 다른 백화점들과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정은 다른 백화점들도 마찬가지다.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창사 33주년 기념 사은행사'를 하지만 정작 창사기념일은 6월 15일이다. 이 백화점은 지난 8월 말 수도권 7개 점포에서 '개점 사은행사'를 열었지만, 실제 8월에 개점한 점포는 천호.중동.목동. 미아점 등 4개 점에 불과하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비수기 매출을 높이기 위해 개점행사를 수도권 전점으로 확대했다"고 말했다.

신세계 백화점도 개점 74주년(10월 24일)을 맞아 5~14일 '축하 사은대축제'를 연다. 이 백화점 역시 지난 8월 말 다른 백화점들과의 사은행사 경쟁에 뒤지지 않기 위해 '고객 사은' 명목으로 기획행사를 했다.

그랜드.경방.애경백화점 등도 이들 '빅3' 백화점의 사은행사 경쟁에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은행사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파격적인 사은품까지 등장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20일 창립 행사기간 중 10만원 이상 구매객들을 잠실 롯데월드에 초청해 놀이시설을 무료로 개방한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은 구매 영수증에 '오늘은 당신의 Lucky Day입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으면 5만원 상당의 식당가 저녁메뉴 이용권을 준다. 신세계백화점은 호텔 숙박권, 골프 라운딩권 등을 경품으로 내걸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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