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최동수 · 신윤호 LG 새 병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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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야구는 이름으로 하는 게 아니다. "

지난 16일 LG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김성근 감독대행은 말했다. 그 말대로 팀보다 개인을 앞세우는 '겉멋든 스타' 들에게 줄줄이 '철퇴' 를 내리쳤다. 로마이어 · 조인성 · 이종열 등 붙박이 주전으로 꼽히던 선수들이 2군에 내려갔고 장문석(3백만원) · 이병규(2백만원) 등은 나태한 플레이로 벌금을 물었다.

김감독대행이 '궁예의 법봉' 을 휘둘러 생긴 빈자리에 '무명' 최동수(30)와 '잡초' 신윤호(26)가 팀의 기둥으로 자리잡았다. 최동수는 타선에서, 신윤호는 마운드에서 각각 팀의 승리를 거드는 '신해결사' 로 자리매김했다.

최동수의 등장은 극적이었다. 지난 24일 잠실 한화전에서 6 - 6으로 맞선 8회 말 2사후 김감독대행은 양준혁 타순에서 "타임" 을 외치고 대타 최선수를 기용했다. 연봉 2억7천만원짜리 '스타' 대신 연봉 3천1백만원의 '무명' 을 내보내는 파격이었다. 모두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러나 의아심은 한순간에 깨끗이 씻겼다. 최선수의 극적인 결승 홈런이 터졌다. 최선수는 "그때 준혁이형을 대신해 기용될 줄 몰랐다" 고 말했다. 정말로 의외의 순간에 터져나온 한방이었다.

유리구두의 주인임이 밝혀진 신데렐라는 화려한 미모를 자랑하기 시작했다. 중심타자로 자리잡은 최동수는 이튿날 SK전에서도 3 - 3으로 맞선 8회 말 결승타를 터뜨렸다.

29일 해태전에서는 4 - 5로 뒤지던 9회 초 2사후 역전 2타점 결승타를 때려냈다. 모두가 극적인 순간에 나온 결정적인 한방이었기에 그 '영양가' 는 만점이었다.

신윤호는 1995년 입단 이후 6년 동안 2승에 그쳤으나 올시즌 벌써 5승(2세이브)을 올렸고 무패 행진을 하고 있다. 선발로 1승, 구원으로 4승을 올려 LG 마운드의 '뒷문 단속' 을 확실히 하고 있다. 힘에만 의존하던 투구 패턴에서 스피드를 줄이고 제구력을 높이는 스타일로 바꾼 게 들어맞았다. 방어율(3.33) 4위에 올라 있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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