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촌 돋보기] 광주 '풍암지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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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광주시 서구 풍암동.금호동 일대 풍암지구는 '도심 속 전원도시' .아파트들 사이에 낚시를 즐길 수 있는 저수지가 있다. 산으로 둘러싸여 산책로도 많다.

하지만 입주가 시작된 지 2년 동안 IMF 등으로 아파트 거래는 뜸했다. 부족한 교통망이 갖춰지고 쾌적한 주거여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요즘 활기를 띠고 있다. 입주가 대부분 끝나가고 매매.임대 문의도 부쩍 늘었다.

◇ 아파트 거래 활기=풍암지구는 아파트 1만7천여 가구와 단독주택 1천4백 가구가 들어설 수 있는 규모. 1999년 6월 입주를 시작, 현재 25개 회사의 1만5천여가구가 들어찼다.

이곳은 당초 아파트 분양가가 인근 다른 지구보다 다소 높았고 분양 중에 IMF를 만나 부동산 거래가 깊은 침체의 늪에 빠졌었다.

일부 건설업체는 하도급업자 등에게 공사비 대신 미분양 아파트를 줘 아파트값 하락을 부채질했다.

올들어 이같은 대물(代物) 아파트들이 거의 다 소화될 정도로 활기를 찾았다. 거래가격도 당초 분양가의 90% 수준을 회복했다.

지구 중앙에 있는 12만㎡의 풍암저수지와 인근 금당산.화방산.개금산 등 녹지공간이 풍부한 주거환경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인중개사 하치수씨는 "저금리 상태가 지속되면서 발전 잠재력이 큰 풍암지구에 관심이 쏠리는 것 같다" 고 말했다.

◇ 교통여건 개선=제2순환도로 3구간 금호인터체인지 고가도로 아래 4천㎡에 시내버스 17개 노선의 회차지가 생기면서 풍암지구 대중교통편이 나아졌다. 지구 남쪽 입구에서 송암공단으로 연결되는 폭 35m 도로가 지난해 개통했다.

또 월드컵경기장 개장이 9월로 다가오면서 풍암지구로 이어지는 주변 도로 3개의 공사가 한창이다. 염주체육관 앞에서 제1순환도로 월산마을 앞으로 뚫리는 6백50m와 풍암지구에서 경기장쪽으로 나는 정문 진입로 9백10m, 후문 진입로 4백50m 모두 내년 3월 완공된다.

제2순환도로 3구간(효덕~마륵) 공사는 2003년 말 완공 예정. 토지공사 전남지사 최명호 과장은 "풍암지구는 앞을 지나는 6차로(폭 35m)가 제1.2순환도로로 직결돼 사통팔달의 교통요충지로 떠오르고 있다" 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은 주민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상태. 지난해 8월 문을 연 인근 경전선 서광주역을 경유하는 버스노선이 하나뿐이어서 열차 통근자들의 불편이 적지 않다.

◇ 유통시설.학교 몰려=지구 남쪽에 조성 중인 60만㎡의 종합유통업무설비단지가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완공된 기계공구상가단지에는 1백50여 업체가 들어왔다. 화훼공판장.공산품집배송단지.농수산물도매시장 등이 잇따라 착공, 연차적으로 2003년까지 문을 열 계획이다.

9개 학교에 1만여명의 학생을 둔 송원학원이 옮겨온다. 송원학원은 유통단지 옆 화방산 자락 24만5천㎡를 지난해 도시계획시설(학교)로 인가받아 현재 토지매입을 90% 마쳤다. 다음달에 건축허가를 받아 2006년까지 학교들을 모두 옮길 예정이다.

글=천창환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 풍암지구 아파트연합회 장동석회장 인터뷰

사진=김상선 기자

*** 풍암지구 아파트연합회 장동석회장 인터뷰

*** 풍암지구 아파트연합회 장동석회장 인터뷰

"공기가 맑고 녹지가 풍부해 운동하기에도 좋은 곳이죠. "

풍암지구 아파트연합회 장동석(44.금호동 대주파크빌.사진)회장은 "조용하고 아늑한 주거환경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고 말했다.

아파트단지 앞에 자리한 풍암저수지 주변은 호젓한 산책길로 각광받는다. 평일에도 낚시꾼들의 한가로운 풍경이 자주 눈에 띈다. 금당산에는 왕복 2~3시간 코스의 등산로가 나 있어 가족단위 등산객들이 줄을 잇는다.

임대와 분양아파트가 고르게 분포돼 있어 선택의 폭이 넓은 것도 풍암지구의 장점. 17평형 소형부터 34평형 중형 아파트가 임대 중이고, 50.60평형대 분양아파트도 많다.

아파트연합회는 이같은 쾌적한 주거환경을 지키기 위해 입주민들이 스스로 만든 모임. 무엇보다 유흥업소 등의 난립으로 주거여건이 나빠질까 우려하고 있다.

張회장은 "러브호텔이 10여개나 생겨나 최근 모임을 갖고 서구청에 숙박업소 허가를 억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고 말했다.

구청측이 허가를 남발할 경우 집회 등을 통해 강력하게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張회장은 또 1천6백가구 규모의 임대아파트가 7월부터 새로 입주를 시작할 경우 예상되는 초등학교 과밀화와 부족한 시내버스 교통편을 이곳의 걱정거리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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