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최고 공개적으로 '정풍' 가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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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민주당 소장파가 일으킨 당정쇄신의 정풍(整風)파문은 28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정동영(鄭東泳)최고위원이 공개적으로 가세함으로써 내분사태로 번지고 있다.

특히 정풍이 권노갑(權魯甲) 전 최고위원의 동교동계 구파(舊派)를 겨냥하는 양상을 띠면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회의에서 초.재선의원 9명의 성명서 발표를 놓고 안동선(安東善)최고위원은 "충정은 이해하나 정상 통로를 거치지 않아 당의 분열로 비춰진다" 고 지적하자, 鄭위원이 "성명서는 정상 통로가 기능하지 못한 탓이며 소장파 움직임은 당의 분열이 아니라 희망을 만들고 있다" 고 반박했다.

이어 정균환(鄭均桓)총재특보단장이 "지난 25일 밤 鄭위원.천정배(千正培)의원과 만나 성명서 대신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의 면담주선을 약속했는데, 千의원이 다음날 성명서 발표를 강행했다" 고 비난하자 鄭위원은 반발해 회의장을 떠났다.

회의에서 한화갑(韓和甲).박상천(朴相千).김원기(金元基)최고위원 등 대부분 당직자는 安위원의 주장에 대체적으로 동감을 표시했다.

퇴장한 뒤 鄭위원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우리 당은 밖으로는 민심이반, 내부론 인사쇄신 성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면서 "이런 위기관리를 최고위원들이 맡아야 하며 초.재선의 충정을 훼손해선 안된다" 고 강조했다.

특히 鄭위원은 인사쇄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전체 최고위원 사퇴문제를 거론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김중권(金重權)대표가 29일 중국에서 귀국하는 대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 수습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김종혁.이정민 기자

사진=주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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