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 동포 은행 일본에서 발족키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도쿄=남윤호 특파원]재일동포와 한국정부 및 기업.은행 등이 3백억엔 가량을 출자해 설립하는 동포은행이 오는 9월 중 일본에서 문을 연다.

이 은행은 발족 후 신용금고.보험.파이낸스 등 제2금융권 자회사를 잇따라 설립해 일본 내 민족자본의 종합금융그룹을 이끌어가는 금융지주회사가 되며 이른 시일 내 한국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주일 한국대사관 이철휘(李哲徽)재경관은 28일 "기존 동포 신용조합의 통합 및 은행전환이 어려워짐에 따라 민단과 함께 새로 자금을 모아 7월 중 일본 금융청에 인가신청을 내고 8월 중 허가를 받아 9월에 영업을 시작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민단과 대사관은 이번주말 은행설립추진본부를 설립, 전산망 구축과 출자금 모금.인력모집 등 인가 준비에 들어간다.

한국 정부는 동포은행의 자본금을 설립 초기 3백억엔 정도로 하되 단계적으로 증자를 해 내년 3월 말에는 1천억엔으로 끌어 올릴 예정이다. 예정대로 증자가 이뤄질 경우 동포은행은 자본금 기준으로 일본 지방은행 중 상위 5위권에 들게 된다.

출자는 재일동포 상공인이 중심이 되며 대주주 한두명이 경영을 좌우할 수 없도록 1인당 최고출자액이 자본금의 20% 미만으로 제한된다. 한국 정부도 경영 및 인사에 개입하지 않기로 했다.

한편 한국 정부는 과거 동포 신용조합에 예탁금으로 넣어뒀던 외환보유액 3백20억엔 중 동포출자금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을 후순위채 매입 등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또 롯데 등 일본에 연고가 있는 한국의 대기업에도 출자를 권유키로 했다.

기존의 18개 동포 신용조합은 종전처럼 영업을 계속하지만 이미 도산했거나 앞으로 도산하는 조합은 희망할 경우 일본 당국의 공적자금을 지원받아 동포은행으로 인수된다. 이에 대해 재경부는 "동포은행 설립을 검토한 바 없다" 고 해명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