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퇴출 기업 올 들어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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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지난해부터 닷컴.정보통신 등 첨단기술 기업의 주가가 끊임없이 약세를 보인 탓에 올 들어 나스닥시장에서 퇴출당하는 기업들이 크게 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http://www.bloomberg.com)은 27일 올 들어 4월 말까지 나스닥에서 상장폐지된 업체는 모두 1백47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6개에 비해 두배 이상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에는 인터넷서비스업체(ISP)인 PSI넷과 건강정보사이트인 닥터쿠프닷컴을 비롯해 월드액세스.메트로콜 등 이름이 꽤 알려진 기업들이 나스닥을 떠났다. 삼보컴퓨터와 KDS가 합작으로 설립해 나스닥에 상장했던 e머신즈도 최근 퇴출됐다.

나스닥시장은 주가가 30일 동안 1달러를 밑돌 경우 해당 기업에 상장폐지 경고를 보내며, 경고 후에도 주가가 90일동안 계속해 1달러를 넘지 못하면 상장을 폐지한다.

현재 주가가 1달러 아래에 머물고 있는 기업들이 1백22개나 돼 향후 상장폐지 기업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는 한 해 동안 2백40개 기업이 나스닥에서 퇴출당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2년간 닷컴 및 정보통신 붐을 타고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기업들이 나스닥시장에 무더기로 진입했다가 현재 조정과정을 거치는 중" 이라고 진단했다.

나스닥에서 퇴출당하는 기업들은 크게 늘어난 반면 새로 상장되는 업체들은 줄고 있다. 올 들어 최근까지 기업공개(IPO)를 마친 회사는 37개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신규 상장기업은 4백39개, 1999년엔 5백61개에 달했다.

한편 나스닥에서 퇴출된 기업들은 'OTC 블루틴 보드' 나 '핑크 쉬트' 와 같은 장외시장 등에서 거래되다 재상장을 시도하기도 하나 성공하는 확률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홍수현.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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