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선 통통한 몸매·둥근 얼굴이 미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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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북한에선 통통한 몸매와 적당한 키(1m60㎝)에 동그스름한 얼굴을 지녀야 미인 대접을 받는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이 기준에 잘 들어맞는 여성은 1970년대 북한 영화계를 풍미한 여배우 우인희. 당시 최고 인기를 누리며 권력 실세들과 숱한 스캔들을 뿌렸던 그녀는 81년 불륜혐의로 처형당할 때까지 북한의 대표 미인으로 손꼽혔다.

87년 평양에서 열린 제1회 국제영화제에서 '도라지꽃' 으로 최우수 여배우상을 받아 일약 스타로 떠오른 오미란도 우인희와 비슷한 얼굴형. 동그랗고 복스럽게 생긴 데다 체격조건도 알맞아 90년대 북한 남성들의 '이상적인 여성상' 으로 여겨졌고 '도라지꽃' 이란 별명이 붙여졌다.

일부 탈북자들은 79~81년에 20부작으로 제작된 '이름없는 영웅' 의 여주인공 김정화를 북한의 새로운 미인상으로 꼽기도 한다.

6.25전쟁 당시 북한군 첩보원들의 활동상을 그린 이 영화에서 미 중앙정보국(CIA)에 투입된 첩보원 역을 맡은 그녀는 기존의 북한 미인형과는 달리 갸름한 얼굴에 늘씬한 서구형 미인이다.

한 여성 탈북자는 그러나 "북한 젊은이들은 '잘 빠지고' 세련된 김정화 타입을 더 선호할 지 모르나 아직까지 대다수 북한 주민은 우인희나 오미란과 같은 유형을 미인으로 생각한다" 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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